■ 이중렬 회계사의 뉴질랜드 세무상식 컬럼
회사 설립 전 지출한 비용의 GST처리
개인 사업자 sole trader로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사업자 본인의 이름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기에, 그래 오늘부터 나는 사업을 시작 할거야, 마음을 먹는 그 날부터 자신을 사업자로 여기고 사업을 해나가면 된다.
개인 사업자는 이미 숨 쉬고 살아가고 있는 자연인 natural person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기에, 별도로 설립을 하거나 다시 태어날 필요가 없다.
주식회사 Limited Company의 형태로 조금 더 근사한 모습으로 사업을 하고자 한다면, 주식회사라는 법인 legal person을 설립해야 한다.주식회사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상태기에 회사 설립 과정을 거쳐 새롭게 만들어 몸을 입혀주어야 한다 (incorporation).
이렇게 주식회사를 만들고, 갓 태어난/만들어진 주식회사의 이름으로 은행 계좌를 만든 다음 그 주식회사 이름의 은행 계좌에서 사업을 위한 지출들이 이루어진다. 이처럼 차분하게 절차를 밟아서 사업을 해나가면 모든 것이 순조롭고 평온할 것이다. 하지만, 삶이 그렇듯이, 사업이 생각 한대로 질서 있고 조화롭게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업의 주체가 되는 주식회사가 설립되기도 전에 사업에 관한 이러저러한 물품을 구입하고 서비스를 제공 받는 경우가 불가피하게 생겨난다.
그렇다면, 회사가 태어나기도 전에 발생한 이러한 지출들을, 그 회사의 사업을 위해 발생한 지출이므로,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회사에서 GST를 처리하여 환급을 받을 수 있을까?
간단한 답은 그렇다,이지만
복잡한 답은, 이것 저것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에만 그렇다,이다.
[사례] 임상진씨는 얼마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었다. 퇴직 후에 자기 전공을 살려 1인 미디어 기업을 시작했다. 혼자서 운영하지만 일단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회사의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의 회사 DG Ltd는 2023년 10월 1일에 설립되었다. 회사가 설립되기 전 사업 시작을 준비하면서 다음과 같은 지출이 이루어졌다.
- 2023년 2월 1일에 $30,000+GST 를 지급하고 차량을 구입했었다. 이 차는 개인적으로 타고 다니다가 회사가 설립된 2023년 10월 1일부터는 취재용 차량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 사업체의 운영 및 세무 관련 조언과 상담을 회계사에게 받았고 회계 비용 $3,000+GST를 지급했다. 회계비 인보이스는 2023년 6월 1일자로 청구되었고, 임상진씨는 바로 다음날인 6월 2일에 지급을 했다.
- 취재를 위해 중고 카메라를 구입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중고 매물로 나온 것을 발견하고 2023년 9월 30일에 $10,000을 주고 구입했다. 회사 설립 후에 취재용으로 잘 사용하고 있다.
DG Ltd가 설립되기 전에 발생한 지출이고, DG Ltd의 은행 계좌에서 이루어진 지출은 아니지만, 모두 DG Ltd의 사업을 위해 쓰여진 돈들인데, DG Ltd의 GST신고를 통해서 이러한 지출들에 대한 GST환급을 신청할 수 있을까?
세법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위해 명확한 규정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 설립 전에 이루어진 지출에 대해 회사에서 GST 환급을 받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을 만족 시켜야 한다:
- 지출이 회사 설립 이전 6개월 이내에 발생했을 것;
- 지출을 한 사람이 해당 지출을 하도록 회사에서 권한을 부여 받은 사람일 것 (예: 회사의 이사/주주);
- 취득한 상품 및 서비스가 회사가 수행할 과세 활동을 위한 것이며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
- 지출을 한 사람이 회사로부터 전액 보전 reimburse받았고, 이러한 지출이 회사의 사업을 위해 발생했으며 이후 보전 되었다는 충분한 근거 자료를 보관할 것.
2번과 3번의 조건을 만족 시키는 지출이어야 함은 상식적인 내용이다.
1번의 명시적인 6개월 기한에 유의하여야 하고, 4번 조건에 따라 설립 전 발생한 지출을 회사 설립 후 회사 계좌에서 원래 지출한 사람에게 같은 금액을 지급/보전해주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규정을 적용해 보면
A차량의 경우 회사 설립 일자인 2023년 10월 1일로부터 6개월 이내의 기간보다 앞서 구입 된 (2023년 2월 1일에 구입 되었으므로) 것이기에 6개월 이내의 지출 조건을 맞추지 못한다. 따라서 일단 회사에서 GST환급을 신청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B와C의 지출은 모두 회사 설립전 6개월 이내에 이루어졌다. 따라서 DG Ltd에서 이 돈을 먼저 지출한 임상진씨에게 같은 금액을 지급해주고 난 다음 GST신고를 통해 이러한 지출에 포함된 GST를 환급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취재용 차량으로 긴요하게 사용되는 차량에 대한 GST환급은 영영 불가능한 것인가? 다행하게도, 세법의 다른 조항에 의존하여 이 차량에 대한 GST를 DG Ltd가 환급 받을 수 있는 경로가 있다 ( 계속… )
위의 글은 일반적인 세무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적인 세무사례는 아주 작은 요인에도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전문가의 적절한 조언을 받지 않으시고 위의 글에 따라 행한 결과에 대해 필자에게 책임을 물으시면 아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