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던 뉴질랜드 총리 “뉴질랜드 내 생애 중에는 공화국 전환될 것”
아던 총리가 자신의 생애 중에는 뉴질랜드가 영국 왕을 섬기는 군주제를 포기하고 공화국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자신의 임기 중에는 뉴질랜드의 공화국 전환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던 말과 결이 다른 발언으로 자신이 퇴임한 뒤에는 머지 않아 뉴질랜드가 공화국이 될 것이라고 본 셈이다.
아던 총리는 지난 8일 타계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 참석차 영국을 방문했으며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던 총리는 영국과 뉴질랜드의 관계가 계속 변화할 것이며 그 변화가 빠르지는 않겠지만 자신의 생애 안에 시간을 두고 변화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시간이 지나면서 영국과 뉴질랜드와의 관계가 변화하고 있음을 인정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던 총리는 자신의 임기 중에는 공화국으로의 전환을 추진할 의사는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영국 연방은 영국과 영국의 식민지였던 독립국 56개국으로 느슨한 형태의 연합체를 구성하고 있는데 이 중 영국 외에도 뉴질랜드 등 14개 국가가 영국 왕을 국가 원수로 섬기고 있다.
70년 넘게 영국 여왕으로 재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타계하면서 14개국 중 더 이상 영국 왕을 국가 원수로 섬기지 않으려는 국가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리브해 섬나라 앤티가 바부다의 개스턴 브라운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타계한 지 사흘 만인 지난 11일 3년 안에 공화국 전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바베이도스가 지난해 11월 독립 55년 만에 처음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면서 더 이상 영국 왕을 섬기지 않게 됐다. 자메이카도 바베이도스의 사례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도 향후 공화국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당장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아던 총리는 앨버니지 총리와 비슷한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아던 총리는 시간이 지나 영국과의 관계가 변하더라도 영 연방 국가 간의 유대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던 총리는 영국의 새 국왕이 된 찰세 3세가 뉴질랜드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기 때문에 뉴질랜드에 혼란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찰스 3세 국왕이 뉴질랜드인들의 열정과 관심사 등 많은 것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아던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처음 만난 때도 회상했다. 당시 자신이 임신 중이었다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군주로서, 엄마로서 어떻게 두 가지 일을 다 잘 해냈는지 물었다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그냥 하던 대로 계속 하라(you just get on with it)”는 말을 해 줬다며 최고의 조언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