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북한 학자들에 입국 비자 거부
헤럴드는 3일과 4일 이틀 동안 오클랜드 대학에서 열린 국제고려학회 학술대회에 역사학자, 철학자, 언어학자 등 10명 규모의 북한 사회과학원 대표단이 참가하려 했으나 비자가 거부됐다며 이는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미국 주도 노력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제고려학회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한국학 관련 단체로 이번 학술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 등지에서 130여 명의 학자가 참가했다.
헤럴드는 입국이 거부된 북한 학자들의 전공분야를 보면 민속학, 철학, 고전 문학, 역사, 교육 등 인문학 분야로 북한 대표단이 외국으로 나갈 때 흔히 그렇듯 2명의 ‘감시원’도 동행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들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안을 준수한다는 차원에서 이들이 신청한 비자를 지난달 28일 거부했다.
한 인사는 익명을 전제로 “유엔 제재안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유엔은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계속 거부함에 따라 자금과 물자공급의 물꼬를 틀어막아 북한의 부품 구매 능력을 무력화시키려고 제재를 가하고 있다.
또 미국은 무기개발 계획에 자금을 대는 등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개인이나 회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보다 더 강력한 일방적인 제재안을 들고나와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헤럴드는 그러나 양국 간 제재안이나 여러 나라 간 제재안 어느 것도 인문학 학자들을 겨냥하지는 않고 있다며 뉴질랜드 외교부도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민국에 물어보라며 언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민국의 한 대변인은 “비자들이 이민국 업무와 관련한 훈령에 부합하지 않아 거부됐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며 그러나 사생활 보호와 법적인 이유로 더는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정부는 과거에도 북한인의 입국 비자를 거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는 3명의 북한의 영문학 교수가 뉴질랜드의 한 대학을 방문했고 지난 3월에는 오클랜드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안보협력이사회(CSCAP) 회의에 북한인 2명이 참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