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中 HNA의 ANZ 계열사 인수 거부…”지배구조 모호”
헤지펀드 엘리엇, HNA 소유 듀프리 지분 약 6% 취득 |
뉴질랜드 외국인 투자 심의국(OIO)이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자산대출 계열사를 인수하려는 중국 하이난항공(HNA)에 제동을 걸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외국인 투자 심의국은 HNA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HNA그룹의 ANZ 자산대출 계열사 인수를 거부했다.
뉴질랜드 투자 심의국 측은 HNA그룹이 지배구조에 관련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인수 거부 배경을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ANZ는 은행의 자산대출 계열사인 UDC 파이낸스를 6억6천만 뉴질랜드달러(약 4천999억 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HNA그룹은 중국 여행·금융서비스 복합기업으로, 중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해외 자산을 매입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HNA그룹의 유동성과 지배구조와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면서 최근 HNA그룹은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감독을 받아 왔다.
최근 HNA그룹은 해외 자산을 대규모로 매각할 뜻을 밝히는 등 사업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도 HNA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활용해 기존에 HNA그룹이 소유하던 스위스 면세점 듀프리(Dufry)의 지분 약 6%를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FT에 따르면 엘리엇은 20일 스위스증권거래소(SIX)에 엘리엇이 듀프리 지분 300만 주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문서를 제출했다.
엘리엇은 매도자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FT는 소식통을 인용하며 한 투자은행이 HNA그룹의 듀프리 지분을 복합 파생 상품을 통해 매각했다고 전했다.
HNA그룹이 은행 대출을 조건으로, 듀프리의 지분 일부를 은행에 내놓았다는 전언이다.
FT는 엘리엇이 에쿼티 콜라(equity collar)를 활용해 HNA그룹이 소유한 지분을 취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HNA그룹은 듀프리의 지분을 직접 소유하지 않지만, 서류상으로는 주주로 표시된다.
HNA그룹은 올해 초 듀프리의 지분 20.9%를 취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