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부총리가 ‘올해의 뉴질랜드인’ 수상?
‘이중국적’ 발각돼 의원직 상실 위기
‘올해의 키위상’ 후보 2위로 추천 ‘영예’이기도
호주 부총리가 25일(현지시간) ‘올해의 뉴질랜드인 상’ 수상자 후보에 오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최근 버나비 조이스 호주 부총리는 ‘원치 않는’ 뉴질랜드 시민권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버지가 뉴질랜드 국적자인 바람에 이중국적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호주 헌법에 따르면 이중국적자는 연방의원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는 부총리직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올해의 키위상’ 후보자 2위에 오르는 영예를 안은 것. ‘키위’란 뉴질랜드인을 가리키는 비격식어다.
올해의 뉴질랜드인 상 주최측은 이날 조이스 부총리가 후보자 공개 추천에서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수상 담당자인 글린 테일러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라면서 “물론 해당 후보 추천이 얼마나 진지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이스 부총리를 이긴 유일한 뉴질랜드인은 최근 비위 의혹을 인정하고 자진 사퇴한 뉴질랜드 녹색당의 공동 대표 메티리아 투레이다.
올해의 뉴질랜드인 상은 2010년 ‘뉴질랜드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 사람들’을 표창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호주 태생인 조이스 부총리는 이달 초 뉴질랜드 아버지로부터 뉴질랜드 시민권을 물려 받음으로써 이중국적자가 의원이 될 수 없도록 한 헌법 조항을 위반, 의원직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자진 사퇴는 거부했다. 의회에서 집권 여당의 과반 의석은 불과 1석으로, 조이스 부총리가 물러나면 여권이 혼돈에 휩싸일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조이스 부총리는 지난 15일 뉴질랜드 시민권을 포기했으며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첫 공판은 10월 중순에 열리며 선고 때까지 직위는 유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