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오픈’ 고군분투한 맏언니 박희영-최나연
LPGA 투어의 맏언니 격인 박희영과 최나연이 ‘뉴질랜드 오픈’에서 고군분투했다.
2017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7번째 대회 ‘맥케이슨 뉴질랜드 여자 오픈'(총상금 130만 달러, 한화 약 14억8,000만 원)은 10월2일(이하 한국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윈드로스 팜 골프클럽(파72/6,416야드)에서 막을 내렸다.
뉴질랜드 오픈은 대부분의 상위 랭커들이 불참했다. 당시 세계 랭킹 20위 내 선수 중 호스트인 리디아 고(8위, 뉴질랜드), 브룩 헨더슨(브룩 헨더슨, 캐나다), 이민지(20위 호주) 뿐이었고, 그 외에 눈에 띄는 선수는 올 시즌 메이저 우승자 다니엘 강(미국), 또 개막전 우승자 브리타니 린시컴(미국) 뿐이었다.
한국의 상위 랭커들도 뉴질랜드 오픈에 불참했다. 뉴질랜드 오픈 바로 뒤에 열릴 예정이었던 ‘알리스포츠 레인우드'(중국)가 대회를 3주 앞두고 취소됐지만, 선수들은 남반구의 뉴질랜드까지 먼 거리를 감내하며 대회에 출전하느니 2주 뒤에 인천에서 열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준비했다.
반면 박희영, 최나연 등은 뉴질랜드 오픈 출전을 강행했다. 이들은 올 시즌 반등이 필요한 선수들이다. 박세리가 은퇴한 후 30세로 맏언니 격인 박희영은 2018시즌 시드 확보가, 일단 2020년까지 시드를 갖고 있는 최나연은 슬럼프 탈출이 시급했다.
이 대회 출전 전까지 LPGA 통산 2승 박희영의 상금 랭킹은 133위였다. 2018시즌 풀 시드를 확보하기 위해선 시즌 상금 랭킹 80위 안에 들어야 했다.
격차가 다소 있어 보였지만 박희영은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3타-2타-3타-3타를 꾸준히 줄인 끝에 최종 3위(최종합계 11언더파 177타)를 기록하며 올 시즌 첫 톱 10에 드는 감격을 맛 봤다.
올 시즌 박희영은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3시즌 이후 우승은 없지만 2014년 상금 랭킹 40위, 2015년 52위, 2016년 34위를 기록하며 시드 걱정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뉴질랜드 오픈 전까지 13번 컷 탈락을 당했고, 톱10 진입이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3위를 기록해 상금 8만7,093 달러(한화 약 9,900만 원)를 획득한 박희영은 상금 순위를 90위(13만1,235 달러, 한화 약 1억5,000만 원)까지 끌어 올렸다. 하지만 상금 상위 랭커들만 자력 출전하는 아시안스윙 대회 중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 나서는 박희영은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하기 때문에 여기서 받는 상금이 공식 상금 순위에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영의 다음 시즌 선택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최나연은 뉴질랜드 오픈에서 공동 24위(4언더파 284타)를 기록했다. 1,2라운드에서 톱 10에도 들었지만 3,4라운드에서 주춤했다. 최나연은 올 시즌 지독한 부진에 빠졌다. LPGA 통산 9승의 최나연은 올해 17개 대회에서 11번 컷 탈락을 당했다. 특히 LPGA 뉴질랜드 오픈 이전 4개 대회에서 내리 컷 탈락을 기록한 바 있다.
최나연에게는 국내 대회 출전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지난 9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을 통해 3년 만에 국내 나들이를 한 최나연은 공동 22위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고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았다.
박세리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출전을 고민하던 최나연은 출전을 결심했고 대회장에서 받은 긍정적인 관심이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이 에너지 덕분에 1,2라운드에서 활약할 수 있었다.
박세리 감독은 “여유”를 중요시 한다. “잘 안 될 때는 쉬어가는 타이밍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최나연은 잘 될 때나 잘 안 될 때나 운동량이 똑같다. 자신의 운동에 투자를 많이 하는 모범생 스타일인데, 이럴 때 한 번 분위기 전환을 한 것이 최나연에게도 약간은 도움이 됐다.
박희영, 최나연 모두 뉴질랜드 오픈에서 얻은 좋은 기운이 시즌 마무리를 하는 시점에서, 2018시즌을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길 팬들이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