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일가족 살해사건’ 살해 후 뉴질랜드로 떠나며 면세점서 수백만원 명품 구매
친모를 포함한 일가족 살인한 피의자의 아내 정모(32)씨가 남편과 함께 뉴질랜드로 달아나면서 공항 면세점에 들려 수백만원의 명품을 산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경찰은 이들의 금융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런 내용과 함께 수천만원의 빚을 진 상황에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파악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7일 친모 일가족을 살해하고 달아난 김모(35)씨와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된 아내 정씨가 지난달 23일 뉴질랜드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모두 450만원 상당의 쇼핑을 했다고 밝혔다. 이중에는 350만원 상당의 여성용 명품가방과 지갑도 있었다.
정씨는 범행 당시 1500만원 상당의 카드 대출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의 빚은 처가로부터 빌린 6000여만원과 금융기관 400만원까지 모두 6400만원에 달했다.
경찰은 이들이 일정한 수입 없이 친척 집과 숙박업소를 전전하며 생활한 것으로 비춰 대다수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두 7900여만원의 빚을 진 김씨 부부는 범행 이후 친모의 계좌에서 1억1800여만원을 빼내 10만 뉴질랜드 달러(한화 7700만원 상당)를 환전해 출국했다.
현지에 도착해서는 벤츠SUV 차량을 사고 가구를 집에 새로 들였다.
범행 직후인 지난달 22일 뉴질랜드 항공권을 예약하고, 다음날 출국한 김씨 부부는 이미 지난 8월부터 뉴질랜드로의 이민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부부가 극심한 빚에 쪼들려 생활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상 뉴질랜드에서의 새 인생을 위해 범행했다는 동기도 배제하지 못한다”라며 “구속된 정씨를 상대로 계속해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일 자진 귀국해 경찰에 체포돼 존속살인 및 살인 공모 혐의로 구속된 정씨는 범행을 알고도 뉴질랜드로 간 이유와, 경찰에 남편의 범행을 알리지 않은 점 등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21일 용인시 처인구의 아파트에서 친모(55)와 이부(異父)동생(14)을 살해하고, 같은 날 평창군의 한 국도 졸음쉼터에서 계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질랜드로 달아난 김씨는 현지에서 과거 저지른 절도 혐의로 체포돼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