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안락사 법이 성공회 주교들을 갈라놓고 있다
뉴질랜드 성공회 고위급 주교 8명이 뉴질랜드 액트당(ACT) 데이비드 시모어(David Seymour)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안락사 법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또다른 3명의 주교들은 법안 지지 의사를 밝혀 성공회 주교들간에 엇갈린 입장이 나타나고 있다.
안락사 법안 ‘End of Life Choice Bill(생의 마감 선택 법)’에 대해 두 가지 상반된 의견을 제출한 성공회는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교단으로, 45,000명의 신자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국회에서 열린 안락사 법안 공청회에서 성공회 최고 지도자라 할 수 있는 8명의 주교는 안락사 또는 조력 자살을 허용하기 보다는 완화치료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말기 환자 가족을 지원해 주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금까지 35,000명의 시민이 안락사 법안에 대한 의견을 제출했고, 이 달 국회는 더니든, 크라이스트처치, 와이아푸, 오클랜드, 웰링턴, 넬슨, 테 와이포우나무, 와이카토/타라나키 주교 8명을 비롯한 수천 명의 의견을 공개했다.
그런 한편, 존 블럭(John Bluck), 데이비드 콜스(David Coles) 전 주교와 오클랜드의 짐 화이트(Jim White) 부주교 3명은 말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안락사는 “선하고 도덕적인 선택”이라는 상반된 의견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동료 주교들이 우리 입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음을 알지만, 성공회 안에서도 안락사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3명의 주교는 이같은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고, 교회 잡지 ‘Anglican Taonga’에도 실렸다.
이들은 사회가 사람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권한과 자신의 삶을 책임 질 권리를 부여하면서도 결국 마지막에는 그것을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의 견해는 지금까지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삶에 대한 권리와 존엄성을 끝까지 지키려는 그들의 욕망을 우리는 존중하고 싶다… 삶에 대한 권리를 ‘고통을 의무적으로 견디는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사실이다. 이것은 끝내야 한다.”
세 주교는 또 “고통을 주장하시기 보다는 고통을 종식시키는 하나님을 믿는다. 고통을 항상 참고 견뎌야 한다는 하나님이 아니다”라며 뉴질랜드인들이 안락사 법안을 지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반면, 반대 의사를 밝힌 8명의 성공회 주교는 환자와 가족이 받는 고통은 이해하지만 안락사를 허용하게 될 경우 예기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거나 사회에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도덕적 원칙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의 견해로는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사회의 기본 토대이다. … 모든 사람과 모든 삶은 가치가 있다. 안락사를 합법화하는 것은 이 도덕적 토대를 훼손하고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안락사가 법적으로 허용되면 안락사를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그렇게되면 지금까지 소수에 불과하던 안락사가 ‘요구하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사태로 번질 수 있다”
“우리는 지금 매우 어려운 논쟁 가운데 의견 대립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감안할 때 안락사가 합법화되어서는 안되며 더 많은 돈이 말기 환자 및 가족들을 위해 투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성공회 신자인 클루타(Clutha) 출신의 한 의사는 안락사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입장은 한 가지가 아니라며 다양한 견해를 인정해달라고 말했다.
보니 밀러 페리(Bonnie Miller Perry)는 “전 부인(57세), 여동생(58세), 막내 처제(53세), 아버지, 이렇게 4명의 가족을 암으로 잃었다. 나는 기독교인이며, 어퍼클루타(Upper Clutha) 성공회 총회 대표를 맡고 있다. 따라서 국회에 의견을 제출한 여러 주교들의 의견 또한 잘 알고 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 처럼 안락사에 대한 기독교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존엄성을 유지하려는 입장을 나는 지지한다. 통증을 예방하는 것은 의료인이 지어야 할 의무이며, 자신을 위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자의 존엄성은 인간의 기본 권리다.”라는 의견을 내세웠다.
번역: 원처치
원본 기사: Newsroom
https://www.newsroom.co.nz/2018/07/02/137651/anglican-bishops-oppose-euthanasia-l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