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단에 빠진 키위들 1편 – 샘과 마크의 JMS 이야기
성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자신을 “메시아”라 칭하는 한국의 이단이 뉴질랜드의 대학교와 학교 및 주류 교회 등에 은밀하게 침투해 신도들을 포섭하고 있다. 뉴질랜드 기자 로젤 라본(Rosel Labone)이 이를 집중 취재했다.
마크(Mark, 가명)는 2007년 웰링턴 빅토리아 대학교(Victoria University) 심리학과 2학년에 다니고 있을 무렵 크리스탈을 만났다. 크리스탈은 모든 사람과 알고 지내는 쾌활하고 사교적인 여자였다. 그녀는 스터디와 관련한 질문에 언제나 응해주는 과 대표였다. 따라서 마크는 용기 내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넬 수 있었다. 그리고 둘은 이메일로 연락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크리스탈은 마크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고, 자신의 성경 공부 모임에 들어오라고 했다.
그로부터 2년 뒤, 마크는 문선명의 통일교에 뿌리를 둔 한 이단에 깊이 빠져있었다. 그는 자신이 이단에 빠지게 된 것은 그 안에서 맺은 우정, 동지애의 힘이 가장 컸다고 말한다. 뉴질랜드인으로서 첫 번째 신도였던 그는 이곳에서 지위를 얻게 되었고, 오클랜드로 가서 신도 모집을 도우라는 지시를 받았다. 마침내 그는 신도들과 함께 생활하던 웰링턴에서 벗어나 오클랜드에 있는 (JMS와 관련없는) 친척과 함께 살게 되었다.
“친척집에서 살던 중 어느 일요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너무 피곤해서 교회를 가지 않았어요. 그러고 나니까 그 다음 주에도 교회를 빠지게 됐습니다. 웰링턴에 돌아갔으면 신도들에게 둘러싸여 매일 세뇌 교육을 받았겠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되돌아보면 그때 저는 영적인 침해를 당한 것 같아요. 그때 이후로 종교에 대한 믿음이 완전히 없어져서 지금은 어떤 교회도 나가지 못하겠어요.”
문선명의 사망 후 2013년 서울에서 열린 합동 결혼식,
통일교 출신 정명석이 교주로 있는 JMS가 뉴질랜드에 침투해 있다.
정명석과의 성관계를 통해 죄 사함을 받는다는 이론은 문선명에게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Noted
샘(Sam, 가명)은 프로 운동 선수로 활동하던 당시 가장 친한 친구를 교통 사고로 잃었다. 그 일로 몇 년 동안 방황한 그는 삶의 공허함을 채울 무언가를 찾던 중 2009년에 마크와 마찬가지로 한 여성으로부터 저녁 식사에 초대받았다. 이 여성은 샘에게 웰링턴 큐바 스트리트(Cuba St.)에 있는 교회 예배에 함께 가자고 했다.
마크와 샘, 이 두 젊은 남성이 순수하게 여겼던 저녁 초대는 바로 통일교 출신 정명석(Seong Myeong-seok)이 교주로 있는 JMS(Jesus Morning Star)의 신도 포섭 과정이었다. JMS는 Providence(섭리교), 또는 Christian Gospel Mission(기독교복음선교회)라는 명칭으로도 알려진 이단이다.
JMS는 한국에서 태어난 정명석이 1978년에 창립하였다. 현재 73세인 그는 신도들에게는 “조슈아(Joshua)”로 불리고 있다. JMS는 한국에서 무려 10만여 명의 신도들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만 명 이상의 신도들을 보유하고 있다. 뉴질랜드와 호주에서도 적은 숫자지만 신도들이 꽤 늘고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SBS 방송을 통해 성폭행 혐의가 제기되면서 정명석은 해외로 도피했다. 그 후 수많은 혐의가 제기되었고 2001년 그는 성폭행 혐의로 기소되었다. 일본의 피해자들은 정명석이 “건강 검진”을 위장해 여성과 접촉을 시도한 뒤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대만에서는 전 JMS 신도들이 정명석과 성관계를 맺으면 ‘죄 사함을 받는다’는 식으로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경찰에 고발했다.
정씨는 도피 생활 8년 만인 지난 2007년 5월 베이징에서 중국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다. 그는 한국으로 송환된 뒤 여신도 4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6년의 징역형에 선고되었다. 하지만 이후 항소심에서 형량은 10년으로 늘었다. 정씨는 올해 2월 18일 대전 교도소에서 석방되었고 앞으로 7년 동안 전자발찌를 착용하여 감시를 받게 될 예정이다.
성폭행 혐의로 9년을 복역한 후 지난 2월 대전 교도소에서 석방된 통일교 출신 정명석 교주 ©Noted
샘과 마크는 웰링턴 큐바 스트리트에 있는 니카우교회(Nikau Church, JMS의 위장 교회) 안에 살면서 친구가 되었다. 처음 만날 당시 둘 다 19살이었고 유럽계 백인이었다. 저녁 초대를 통해 샘을 JMS로 이끈 여성은 이후 샘의 부인이 되었다. 샘은 성경 공부 모임에 들어가서 30번의 수업만 받으면 JMS 신도가 되어버린다고 말했다.
JMS 신도는 수입의 10%에 해당하는 십일조 헌금을 하는데, 풀타임으로 일을 하는 신도들은 종종 더 많은 헌금을 한다고 샘은 말한다. 학생일 경우에는 캠퍼스와 쇼핑몰에서, 그리고 일반 기독교 교회까지 침투하여 신도 포섭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마크는 설명한다. 또한 JMS는 댄스 강좌, 스포츠 클럽, 모델 에이전시와 같은 단체 등을 통해 은밀하게 활동하고 있다.
마크는 JMS 내 지위가 상승하면서 2009년 말 한국과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에 사는 영어권 사람들을 신도로 포섭하는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마크는 형제교 중에서도 개방적인 분파(open Brethren)를 믿는 가정에서 자랐다. 그는 JMS에서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그곳 신앙과 어릴 적 자신이 함께 자라온 신앙 간의 격차가 커져만 갔다. 이른바 ’30개론’이라 불리는 JMS의 강론은 메시아인 정명석만이 사람들을 천국으로 인도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여성 신도들은 그들이 하나님의 신부이며 이를 추론하면 정명석의 신부라는 교육을 받게 된다.
마크는 초급 단계에서 배우는 JMS 교리는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되어있으며’ 수차례 교육을 받은 후에야 JMS의 핵심이 공개되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10~15회 정도 성경 공부를 하고 나면 정명석이 어떻게 박해받고 투옥되었는지 배웁니다. 그때는 이미 정명석이라는 사람은 잘못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믿는 정신 상태에 있게 되죠… 구글 검색도 하지 말라고 하고 인터넷에 있는 모든 것들은 [교회]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올린 글이라고 말해줍니다. 그들이 복음이라고 주장하는 말 그대로 믿게 됩니다.”
마크는 정명석이 가난하고,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누명을 쓰고 핍박을 당했다는 개인적인 배경을 거론하면서 교육이 진행될수록 정명석을 그리스도처럼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봐라, 예수님은 진리를 말해도 그들이 믿지 않고 예수님을 때리고 감옥에 가두었다. 정명석도 예수님이 겪은 것을 똑같이 겪었다. 이게 진실임이 느껴지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샘은 성공회 가정에서 자랐다. 그는 주류 기독교 신앙인 성공회를 떠나 JMS 신도가 되면서 정명석을 “숭배”해야 할 뿐 아니라, 학교 공부와 사회 활동에서도 엄격한 규제를 받아야 했다. 교회 내에서 데이트하는 것도 제한이 있었다. 당시 샘은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었는데 JMS는 신도들끼리만 결혼할 수 있으며 그 또한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그 여성과 만날 수 없었다.
샘은 깨어있는 모든 순간 JMS에 헌신해야 했고 이것은 부인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주었다. “아내는 16살 때부터 20살 때까지 JMS에 빠져있었는데, 교회가 자신의 청춘을 앗아간 것 같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2011년 중반에 부부는 JMS를 떠났지만, 2017년 초 이들의 부부 생활은 끝이 났다. 샘은 JMS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가정 파탄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정명석이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2007년 체포되기 전 중국 도피 생활 당시 제작된 영상 캡처 ©Noted
마크는 JMS가 혼전순결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당시 제가 기독교 여자를 만나고 있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고 단지 몰래 나가서 만난 게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너무 죄책감이 들어서 JMS에 사실을 고백했더니 며칠 동안 금식기도를 강요당했어요.” 마크는 이 때문에 매일 아침 5시에 드리던 2시간의 새벽 기도를 3시로 앞당겨 드려야 했다. “그 여자 아이를 만난 것에 대한 용서를 구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특정한 것들을 해야 한다고 했어요. 마음속에 죄를 지었다면서요.”
마크는 또한 그가 좋아하던 럭비도 포기해야 했다. 어느 날 그가 JMS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럭비를 하다가 부상을 당하자, JMS 지도자들은 그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샘은 JMS가 체계적으로 자신의 일상을 통제했다고 말한다. “저는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습니다. 아침 5시에 일어나서 형식적으로 새벽 기도를 가고… 하루 종일 자동차 정비사로 일하고 딱 1시간 나만의 시간을 가진 뒤, 헬스장에서 2시간을 보내면 잠잘 시간입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서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죠.”
마크는 대학교에 다니는 JMS 신도들은 수업 중 거의 깨어있기 힘들어했다고 말한다. “오로지 정신력으로 버티려고 했습니다. 그것은 삶이라고 할 수 없었고,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되어 갔습니다.”
– 2편에 계속
번역 및 재구성: 원처치
원본 기사: Noted
https://www.noted.co.nz/currently/social-issues/cults-nz-providence-infiltrate-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