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마닷 부모 피해금액·해외도피 경위 집중 조사
지난해 ‘빚투(나도 떼였다)’의 시작을 알린 래퍼 마이크로닷과 산체스의 부모가 채무 논란 5개월 만에 귀국, 제천경찰서로 압송돼 본격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
제천경찰서는 9일 신씨 부부에 대한 거액 사기와 해외도피 혐의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기소중지 사건과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뤄진 부분도 있어 정확한 조사를 위해 대질신문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조사 후에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닷 부모가 경찰 조사를 받는 건 22년 전 제천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에게 수십억 원을 빌리고 해외로 도피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6개월여 만의 일이다.
이 사건으로 연예인들의 ‘빚투’ 논란이 촉발됐다. 마닷은 “아들로서 책임을 지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얼마 뒤 뉴질랜드로 출국해 비난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제천경찰서는 관련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결정하고 뉴질랜드에 체류 중인 부모를 소환하기 위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적색수배는 지난해 12월 12일 발부됐다.
신씨 부부는 지난 8일 오후 뉴질랜드 오클랜드발 대한항공편으로 자진 귀국했다. 두 사람은 인천국제공항 입국 직후 체포돼 충북 제천경찰서로 압송됐다. 신씨는 ‘피해자들에게 하실 말씀 없냐’는 질문에 “죄송하다. IMF가 터져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이 부부는 제천에서 젖소 농장을 하다 축협에서 수억 원을 대출하며 지인들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웠고, 또 다른 지인들에게도 돈을 빌리는 식으로 거액을 편취한 뒤 1998년 잠적했다. 피해액은 당시 원금 기준 6억 원 상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시세로 따지면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10여 명의 주민들이 신씨 부부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으나, 이들이 뉴질랜드로 출국하며 기소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마이크로닷과 그의 부모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풍족한 뉴질랜드 생활을 공개하는 등 이슈가 거듭되며 논란이 불거졌고, 4명이 추가로 고소장을 냈다.
신효섭 제천경찰서장은 “신씨 부부를 상대로 피해금액과 해외도피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할 내용이 많아 신병처리 여부는 조사가 끝나는대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