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FOMC 이후 호주·뉴질랜드를 보자…금리 인하할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종료된 가운데, 이제 시장의 관심은 호주와 뉴질랜드의 통화정책회의로 이동하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다음 주 7일(이하 현지시간),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8일에 각각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2일 다우존스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RBA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45%, RBNZ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57%로 뉴질랜드가 더 높은 편이다.
그러나 RBA 역시 5월 연방선거를 앞두고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물가 둔화에 일부 “일시적” 요인들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하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했지만, 다른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기대마저 차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연초 세계 중앙은행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은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기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호주와 뉴질랜드의 정책 기조가 중립에서 완화적으로 돌아섰고, 최근 양국의 지표 부진으로 이들의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부상했다.
특히 RBA가 금리를 내릴 경우 이는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던져줄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의 기준금리는 1.5%로 이미 역대 최저 수준이지만, 만약 금리를 내릴 경우 시장은 곧바로 추가 완화 가능성도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RBA가 금리를 마지막으로 내린 때는 2016년 8월이며 2010년 11월 이후 금리를 인상한 적이 없다.
RBA 역시 저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호주의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1.3% 상승해 시장의 예상치 1.5%에 못 미쳤다.
호주중앙은행의 물가 목표치는 2~3%이다.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호주 주요 은행 중 하나인 ANZ은행의 셰인 엘리엇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가 좋은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금리 인하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앞서 ANZ의 이코노미스트들은 RBA가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시기를 5월과 8월로 각각 점쳤다.
그러나 호주의 금리 인하 주장에 반기를 드는 기업인도 늘고 있다.
호주 파이낸셜리뷰에 따르면 전날 NIB홀딩스의 마크 피츠기번 CEO는 한 콘퍼런스에서 금리 인하가 별다른 차이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며 “금리가 분명 투자나 성장의 이슈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PA그룹의 믹 맥코맥 CEO도 선거전에 금리를 내리는 것은 정치적 의미로 “오염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선물 시장은 RBA가 다음 주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올해 총 두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이미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뉴질랜드도 고용지표가 부진한 여파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키위뱅크의 재러드 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RBNZ가 다음 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의 벤 자만 이코노미스트도 RBNZ가 고용지표 부진 등을 이유로 다음 주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발표된 뉴질랜드의 1분기 실업률은 4.2%로 전분기의 4.3%에서 낮아졌으나 경제활동 참가율이 70.4%로 하락하고, 임금상승률은 전분기대비 0.3%를 기록, 시장 예상치인 0.5%를 밑돌았다.
RBNZ는 직전 회의인 3월 회의에서 다음 금리 방향은 인하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불을 댕겼다.
RBNZ는 당시 성명에서 “고용이 지속 가능한 수준 내에서 최대 수준에 다가서고 있지만,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계속해서 목표치인 2% 중반 수준을 밑돌아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RBNZ 역시 연내 금리를 50bp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