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총격범, 뉴질랜드 테러범 격찬…”그가 날 선택”
극우 사이트에 테러범 ‘태런트’ 찬양글 게시
“실제 생활서 인종 전쟁 벌여야 한다” 주장
노르웨이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가 최근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총기 테러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를 하루 앞둔 10일 노르웨이의 이슬람 사원에서 총격 범행을 감행했다.
그는 사건 발생일에 ‘엔드챈(Endchan)’이라는 극우 사이트에 “내 시간이 왔다. 난 성(聖) 태런트에 의해 선택됐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고 “우리는 이를 그대로 둘 수 없다. 당신은 실제 생활에서 인종 전쟁의 위협을 부딪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태런트’는 지난 3월에는 뉴질랜드 남섬 최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2곳에서 총기를 난사해 51명을 숨지게 한 테러범 브랜턴 태런트(28)다. 현재 살인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태런트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엔드챈 사이트에서는 태런트와 함께 지난 3일 미국 텍사스 엘패소에서 총기를 난사해 22명을 숨지게 한 패트릭 크루시어스(21),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유대교 회당(시너고그)에서 총격을 벌여 1명을 사망케 한 존 어니스트(19) 등 3인방을 영웅으로 칭송한다.
용의자 역시 태런트에 대해 “무슬림 문제를 해결한 사람”, 크루시어스는 “자신의 조국을 되찾기 위한 투쟁을 벌인 사람” 등으로 묘사하며 동경을 표했다.
엔드챈은 엘패소의 용의자 크루시어스가 범행 성명서를 게시한 극우 사이트 에이트챈(8Chan)의 파생 사이트다. 엘패소 사건 이후 에이트챈의 접속이 막히자 빠르게 대체 사이트가 생성된 것이다.
영국 킹스칼리지의 피터 노이만 안보학 교수는 “에이트챈의 폐쇄가 가상 공간의 극우 네트워크를 무너뜨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들의 빠른 움직임은 우리의 생각이 잘못됐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슬람 사원 인근에 위치한 만하우즈의 집에서 20대 여성의 시신을 발견해 함께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시신은 용의자의 친척으로 확인됐다”며 “죽음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어 수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