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학자 “중국의 호주 ‘괴롭히기’에 목소리 높여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 문제로 불거진 중국과 호주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호주 동맹국들은 중국의 ‘괴롭히기’에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뉴질랜드의 정치학자가 촉구했다.
2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뉴질랜드 캔터베리대학의 앤 마리 브래디 교수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전날 호주 입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을 높게 평가하면서 다른 나라들도 진정한 지원이 어떤 것인지 뉴질랜드의 본보기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호주 간 갈등은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30일 트위터에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호주 군인이 아프간 어린이 목에 칼을 들이댄 모습을 묘사한 디지털 합성 사진을 올리면서 고조되는 양상을 보였다.
뉴질랜드의 한 방송은 사진이 최근에 나온 호주 특수부대의 아프간 민간인 39명 불법 살해 보도와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사진과 관련해 중국 측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중국 측은 이를 거부했다.
중국은 이에 앞서 호주산 와인과 보리 수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더 많은 경제 제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호주의 이웃사촌인 뉴질랜드가 호주를 거들고 나섰다.
저신다 아던 총리와 나나이아 마후타 외교부 장관은 호주 군인이 나온 사진이 ‘사실관계에서 정확한 게 아니다’며 중국 측에 우려를 표시했다.
아던 총리는 호주 군인이 나온 사진은 가짜라며 뉴질랜드 정부는 중국 측에 직접적으로 우려를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브래디 교수는 호주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호주 동맹국들은 중국의 ‘조직적인 괴롭히기’에 맞서는 호주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뉴질랜드처럼 일어나서 중국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주의 친구와 동맹들은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아던 정부가 하는 것처럼 경제적으로 협력 방안을 찾고 지원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방 세계의 중국 공산당(CCP) 영향력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온 그는 중국과 호주 관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지만, 중국이 벌인 많은 다른 설전들이 그랬던 것처럼 양국 간 갈등도 점차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뉴질랜드가 사진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한 데 대해 “이 문제가 뉴질랜드와 무슨 관련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