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집은 어디인가 ● 이중렬 회계사의 부동산 세금 컬럼
부동산과 세금
2년 미만 보유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과세 규정
나의 집은 어디인가
2015년 10월 1일에 도입된 ‘2년 미만 보유 주거용 부동산의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제도’는 구입한지 2년 이내에 판매한 주거용 부동산의 매매차익에 대해서 소득세를 부과한다는 제도이다. (곧 이루어질 세법 개정을 통해 기존 ‘2년 미만 보유’조건이 ‘5년 미만 보유’로 변경될 예정이다.) 그러나 소유주가 직접 거주하는 주택에는 이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실거주자 면제조항 Main home exclusion). 피치못할 이유로 혹은 소유주의 선택으로 직접 거주하는 주택이 두 채일때는 어떻게 될까? 두 주택 모두 직접 거주하며 다른 사람에게 세를 주지 않는다면, 두 채 모두 실거주자 면제조항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아니면 둘 중의 하나에만 면제조항이 적용될까? 그렇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면제조항이 적용될 주택이 결정되는 것일까?
새를 사랑한 소년
정진홍씨는 오클랜드 병원에서 근무하는 30대 후반의 의사이다. 어려서부터 새를 공부하고 싶었지만 외아들이라 그 꿈을 따르지 못했다. 대신 부모님의 기대에 맞추어 의대에 진학하고 의사가 되었다. 하지만 새를 사랑하는 마음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차에는 늘 텐트와 캠핑장비를 넣어두고 틈만 나면 새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야영을 가곤했다. 차의 룸미러에는 하얗고 큰 깃털 두개가 걸려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부모님 명의의 주택을 팔고 오클랜드 노스쇼어에 있는 조금 더 아담한 집을 자기 이름으로 구입하여 어머니와 둘이서 지내고 있었다. 어머니마저 암으로 돌아가시고 나서는 휴무일마다 새를 보러 가는 것이 큰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다. 한번은 오클랜드에서 조금 떨어진 미란다Miranda에서 새를 보며 며칠을 지냈다. 그 지역의 경치와 다양한 새들에 흠뻑 빠진 닥터 정은 휴일에 자신이 지낼 수 있는 작은 집을 구입해버렸다. 내친김에 그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자연보호 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작지만 푸근한 자기 집도 생겼겠다 우리의 정진홍씨는 일하는 시간을 조금 줄여 일주일에 3일만을 병원에서 근무하고 4일 동안은 미란다로 와서 새를 공부하며 지냈다.
노스쇼어에서 미란다까지 가는 거리가 만만치 않기에 이 참에 오클랜드의 집을 조금 남쪽 지역으로 옮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진홍씨가 노스쇼어에 구입하여 살고있던 기간이 2년이 (혹은 5년이) 안된다면, 부동산 매매차익에 대해서 세금을 내야하는 것일까? 실거주자 면제조항을 적용받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닐까?
실거주자 면제 조항
단기보유 부동산 매매차익에 대한 예외조항인 실거주자 면제조항은 어떤 기간이든 단 한 채의 주택에만 적용된다. 일정 기간 동안 두 채 이상의 주택에서 거주하는 경우에 그 중에 주된 주거지 Main Home로 판정되는 주택에 대해서만 면제조항이 적용되는 것이다.
어느 집이 주된 주거지일까?
이처럼 한 사람이 두 채의 주택을 모두 거주지로 사용하고 있을 때에는 ‘가장 깊은 연고 Greatest Connection’가 어떤 주택이 주된 주거지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이러한
‘연고지 테스트’는 객관적인 요인들을 검토하여 결정되며 부동산 소유주의 자의적인 선택은 허용되지 않는다 – 즉, 자신이 유리한 방향으로 면제가 될 주택을 정할 수는 없다.
다음과 같은 요인들을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어느 쪽이 연고가 더 깊은지를 판정하게 된다:
●주택에 거주하는 기간: 얼마나 오랜 기간 거주해왔는지. 다른 주택과 비교하여 어느 쪽에서 더 많은 시간을 거주하고 있는지
●직계가족이 어느 지역에 살고 있는지
●사회적 연결고리는 어느 쪽이 강한지: 클럽이나 친목단체의 가입, 교회나 사찰 등의 종교단체 활동, 친구들이 어느 쪽에 많은지
●각각의 주택을 어떤 형태로 사용하고 있는지: 일상적인 거주지인지, 주말에 활용하는 별장 용도인지
●소유주의 직장 또는 사업장이 어느 주택에 더 가까운지
●경제적 연결고리는 어느 쪽이 강한지
●개인재산의 배치: 어느 집에 가구 의류 가전제품이 더 많이 구비되어 있는지
그래서 결론은?
위에 나열된 요인들이 모두 한방향으로 답을 가르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각각의 요인들을 따져보면 전체적인 저울추는 아무래도 오클랜드의 집으로 기운다. 최근에 거주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4일을 지내는 미란다의 집이겠지만 다른 모든 요인들은 오클랜드의 집을 주된 주거지라고 손을 들어주고 있다. 따라서 정진홍씨가 오클랜드의 집을 팔고 매매차익이 발생한다고 해도, 실거주자 면제조항을 적용하여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위의 글은 일반적인 세무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적인 세무사례는 아주 작은 요인에도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전문가의 적절한 조언을 받지 않으시고 위의 글에 따라 행한 결과에 대해 필자에게 책임을 물으시면 아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