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습관은 어릴때 부터
오늘은 오랜만에 부동산과 좀 동떨어진 소재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 뵙겠습니다.
대중교통시설이 발달하지 않은 뉴질랜드에서는 아침마다 차로 아이들을 학교까지 태워다주고 방과후 데리고 오는게 일상이 되어버린 것이 학생을 둔 엄마들의 일상생활입니다. 걸어서 고작 15분 거리인데도, 저에게 타박을 들으면서 까지도,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인지 아내는 차로 아이들의 등하교를 고집하고 도와주고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 까지만 해도 30분 걸어서 학교를 다니거나 과외학원을 다니는 건 예사였는데 말이지요.
이러한 부모님들의 도움이 결국은 아이들의 비만문제로 이어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비만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감당키 힘든 심리적 그리고 사회적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 등하교시의 교통체증 그리고 수업중 아이들의 주의력 산만 또한 자동차 등하교에서 비롯된 면이 없지 않습니다.
도시들을 중심으로 시행한 미국의 한 보고서에 의하면, 1969년도에 41%의 학생들이 학교로부터 반경 1마일 (1.6킬로)내에 거주하였고, 그들중 89%가 도보 또는 자전거로 통학을 했으나, 2009년에는 31%의 학생들이 1마일 이내에 거주하였으며 그중 35%만이 도보나 자전거로 등교를 했다고 합니다.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요즘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반면에 자전거 이용은 그대로이고 버스이용은 좀 줄어들고 있습니다. 2007년에서 2012년 사이에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제불황 여파도 한몫을 담당했을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실업자도 늘어나고, 차량 유지비도 부담이 되었던 시기니까요.
아침보다는 오후 하교길에 도보하는 아이들의 숫자가 더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아침에는 좀더 부산을 떨고 운전하려는 경향이 큰 것을 저희 집 경험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도보는 아이들 건강에도 좋고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걸어간다면 더 재미난 등하교길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뉴질랜드는 각 학교마다 Walking School Bus라는 프로그램으로 주요 도보구간에 엄마들이 해당 지역의 희망 아이들을 인솔하여 학교까지 데려다 주는 것을 출근길에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좋은 친구도 사귀고 재미난 등교길이 될 수가 있겠지요. 아이들의 도보를 실천하기 위해서 효과적인 것은 아마도 그러한 학교의 독려일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영부인인 미셀 오바마의 ‘모두 움직여 봅시다’라는 캠페인이 효과를 보았다고 합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남자아이나 여자아이 모두 걷는 것을 좋아하는 정도는 같으나, 자전거를 이용한 등하교는 남자아이가 두배로 많았으며,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걷는 학생들의 수가 증가했습니다. 저소득층이 많은 학교들의 경우 차보다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학교와 인접해서 거주하는 아이들이 좀더 떨어진 지역에 사는 아이들보다 도보하는 경향이 컸습니다. 반면에 1마일 이상 떨어지면 자전거 사용이 늘어났습니다.
물론 이러한 도보나 자전거 이용이 더 증가하려면 정부나 교통관련부서에서 이러한 보행로나 자전거가 편리한 도로 확충등을 정책적으로 마련하고 투자를 하여 아이들의 도보 또는 자전거이용 조기습관을 진작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전에 소개드린대로 건강한 도시와 교통정책은 시민들의 신체적 활동을 진작시킬 수 있습니다. 하바드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5일정도 30분간의 약간 힘든 속도의 도보로 심혈관문제의 30%에서 40%를 감소시키며, 당뇨병이나 치매 등의 질병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걸어다닐만한 환경을 도시는 마련해 주어야 겠지요. 예를들면 보도, 처마들, 횡단보도, 가로수 및 과속방지장치들의 마련은 정부의 몫입니다. 운좋게도 오클랜드는 세계적으로 걸어다닐만한 도시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역마다 걸어다니기 좋은 도보코스를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즘 해도 긴데 저녁식사후 운동화를 신고 가족들과 다같이 동네 한바퀴 어떠세요?
본글은 독자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쓰여진 글로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실제 적용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