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래 대비하는 도시
세계적인 재앙, 그리고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 쳐치의 지진에서 느껴지듯이 최근의 천재지변들은 점점 더 빈번하고 강도에 있어서 더욱 고통스럽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의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인 천재지변에 따른 손실은 21세기 들어서 미화로 2.5조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 보다도 더 놀라운 사항은, 그러한 엄청난 피해에도 불구하고 100년전보다 우리가 이러한 재앙에 더 잘 대비한다거나 대응을 잘한다는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도시들과 시스템들과 더불어 잠시도 멈추어서는 생활에 곤란을 겪게 되는 공공 기간서비스 (상하수도나 전기, 전화 서비스)는 천재지변의 결과에 대해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하는 수준의 우리에게는 아마도 벅찬 해결과제일 것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러한 복잡한 과제들을 해결하는데는 도전적인 새로운 사고 및 구태의연한 접근방식에 대한 재고를 요한다는 것입니다.
기간서비스의 시설들은 종류에 따라서 꾸준한 유지 보수를 통하여 100년 이상을 사용하게 됩니다. 뉴질랜드의 많은 기간서비스 시설들은 과거의 조건에 맞게 설계되었으며, 미래의 상황에 대비하여 시설을 마련해야 되는데 그러한 기준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준비는 엄청난 예산의 집행을 요하는데 과연 뉴질랜드는 해수면 상승이나 노인인구 증가등 산적한 다른 문제들을 제껴 놓고 진행할 수 있을 까요?
하지만 그렇게 미래가 암울한 것만은 아닙니다. 수차례에 걸쳐서 지면을 통해서 전해드린 바와 같이 세계적으로 도시의 지도자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재앙에 강한 도시 그리고 영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도시들의 대표적인 도시들로는 뉴욕, 코펜하겐 그리고 크라이스트 쳐치가 있겠습니다.
재앙에 강한 도시를 이루려면 재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집행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그러한 관련부처의 통합된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저와 같은 도시계획자들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숙지하고 대다수의 이익에 따라 움직여야 합니다. 물론 힘들긴 하지만 기존의 방식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사고와 집행방식으로 말이지요. 사회적으로도 실패에 대해 관대할 수 있을 정도의 성숙이 필요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그러한 새로운 사고와 방식의 적용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역 공통체내 주민들의 유기적인 연결과 단합에 의해 재앙발생시 신속한 상호 협력 및 극복을 이루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구성원 들은 단전이나 단수가 일어나더라도 이에 대한 준비가 항상 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재앙에 강한 도시를 이루려면 눈에 보이는 시설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사회정의 실현 등 사회적인 부분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므로, 어렵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도시계획자들은 이러한 문제 해결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도시정책 및 실행 그리고 기간시설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이러한 위기대처방안에 대한 요소들을 기존의 도시 디자인, 영속성 그리고 쾌적한 생활공간 마련원칙에 적용해야 할 것입니다. 위기에 강한 도시는 재해로부터 빠른 복원이 가능할 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는 기존의 영역에서 탈피한 쓰임새로 변환도 가능할 수 있도록 계획 초기단계부터 이용가능성을 상황에 따라 변화 가능한 시설을 보유하여야 합니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이재민 발생시 학교 등을 이재민 숙소로 변경했을 경우 적절한 운영이 가능하다면 그러한 지역은 그러한 면에서 위기에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하겠습니다.
오클랜드의 경우, 50년대 초안을 마련한 도심철도계획을 현재 실행하려는 것에서 보듯이, 지금의 도시계획 투자는 100년 이후를 내다보는 장기 투자가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생각하지 못한 문제를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기존의 방식으로 다시 돌아가 처리하지 말고 좀더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사고로 해결방법을 모색한다면, 인간의 영역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