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정원의 채소들
Nutmeg (넛메그, 육두구)
인도네시아 몰루카제도가 원산지인 nutmeg는, ‘사향 향기가 나는 호두’라는 뜻으로 17세기까지만 해도 유럽에서는 값이 매우 비싼 사치품에 속했다.
당시 nutmeg가 많이 나던 인도네시아 군도의 런섬을 둘러싸고 스페인과 포르투갈, 영국, 네덜란드가 치열한 향료전쟁을 벌여 많은 인명 피해를 자아내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는 nutmeg의 성숙한 열매는 살구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다 익어서 붉은 빛을 띤 노란색 껍질이 벌어지면 그 안에 갈빗대처럼 갈라진 붉은 색의 종의가 들어있다.
종의는 꽃이 변형되어 씨앗을 감싸고 있는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건조해 말린 종의를 메이스라고 부르고 씨앗 부분을 말린 것을 육두구라고 부른다.
육두구는 갈아넣으면 단 맛이 나서 여러 음식에 향신료로 쓰이며, 메이스는 육두구보다 단맛은 덜하지만 섬세한 맛으로 인해 육두구보다 고가이다.
과거 육두구와 메이스의 차이를 몰랐던 네덜란드인들은 유럽에서 육두구보다 메이스가 더 선호되자 몰루카제도인들에게 육두구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메이스 나무를 심으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일화가 있다.
육두구는 오래 된 고기의 누린내와 상한 냄새를 모두 없애주는 향료로 17세기 당시에는 요리 재료로서뿐만 아니라 흑사병이나 오한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고, 심지어는 최음제 역할까지 한다고 믿어져 엄청난 가격에 거래되기도 하였다.
■ 효능
육두구는 속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를 도우며 설사를 멎게 하는데, 갑자기 물처럼 설사가 쏟아질 경우 육두구 3개를 밀가루에 싸서 구운 후 가루로 만들어 미음에 타서 먹으면 증상이 가라앉는다.
또한 술독을 해독하며 구토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순환에도 좋으며 여성 청결에도 효과적이다.
육두구는 말려서 강장제로도 쓰이고, 메이스와 함께 향미료로도 사용한다.
메이스는 특히 생선요리와 각종 소스, 피클, 케첩 등에 사용된다.
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nutmeg 가루는 한식에 이용할 경우 소갈비 1kg당 1티스푼 정도를 첨가하면 고기의 잡내를 잡아주고 고소한 맛을 더할 수 있다.
▣ 육두구 이야기
유명 드라마 대장금의 장금이가 미각을 잃었던 것이 바로 이 육두구를 과다복용했기 때문이라는 거 알고 계셨나요? 생육두구를 너무 많이 복용하면 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극비에 부쳐져 있는 코카콜라의 레시피를 공개한 한 방송에 따르면, 코카콜라의 재료로 설탕과 라임주스, 바닐라, 카라멜, 계피 오일, 네롤리유, 고수 씨앗, 레몬, 오렌지를 포함해 육두구가 들어있다고 합니다.
17세기 당시 육두구 한 주머니는 금화 한 주머니와 맞먹을 정도로 가치가 높았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의 런섬이 육두구가 많이 나는 것으로 알려지자 유럽 각국이 몰려들어 치열한 향료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은 점 하나로도 표시되지 않는 런섬이 당대의 동판지도에는 한 면에 걸쳐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을 정도로 관심이 대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