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보는 눈을 길러라
: 이중권 부동산컬럼
일반적으로11월에 들어서면 자녀들이 다음 해에 새로운 학교로 옮기거나 회사 이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지역으로의 이사를 고민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집을 찾는 바이어들이 늘어 나는 시점이기도 하다. 물론 집 주인들 또한 겨울 내 움츠렸던 부동산 매매 계획을 이 시점으로 잡는 경향이 많기에 매매가 늘어 나는 현상을 보인다. 그래서 인지 요새 거리에는 오픈 홈 사인이 눈에 많이 띄는 걸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전까지의 바이어 마켓에서 지속적인 저금리로 기다리기만 했던 바이어가 늘어나면서 오히려 지역에 따라 지난 달에 비해 가격이 상승한 지역이 늘어 나는 모습을 보였다. 어찌 보면 매매가 지연되어도 저금리로 인해 조급함이 없는 셀러들의 선방이라 볼 수 있겠다.
셀러 입장에서 현 상황을 파악하여 민감하게 대처해야만 한다. 간혹 셀러들 중 본인 주택에 기대감이 커서 “그래도 나의 집이 이런 이런 것이 좋아 가격의 영향은 크게 없을 거다”란 생각을 가질 수 있는데 이러게 되면 부동산 매매의 노력이 무의미하게 진행되기 쉬우며 결국 후회와 상처로 남기 쉽다. 이럴 때 일 수록 믿을 수 있는 부동산 에이젼트를 통해 현실에 맞는 정보 교류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매매로 이끌어야 하겠다.
바이어 입장에서도 정확한 흐름을 파악해서 본인이 원하는 집을 좋은 가격에 구입 할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직시해야 할 것은 현 부동산이 2007년부터 경험했던 국제 금융 위기 수준으로 착각하여 부동산 황폐화의 과정으로 보는 것이다. 이 잘못된 상상으로 인해 부동산 폭락을 기대하는 건 무리가 있다라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 바이어의 상황에 맞는 좋은 주택을 잘 고르기 위하여 주의해야 할 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절대로 바꿀 수 없거나 바꾸기 힘든 요소가 있다. 지역과 이웃이다. 학교, 직장이나 사업체와의 거리를 먼저 고려한다. 날마다 다녀야 한다. 하루 왕복 두 시간과 한 시간의 차이가 몇 년 계속될 때 그 차이는 참으로 크다. 학군을 반드시 고려한다. 지금 당장 학령기 자녀가 없다 해도 좋은 이웃과 학군은 함께하는 경우가 많으며 나중에 다시 주택을 매매할 때 결정적인 장점으로 다가온다.
둘째, 많은 바이어들이 밝은 집, 실내에 자연 채광이 가득한 주택을 선호한다. 대낮에 오픈 하우스에서 집 안의 모든 전등을 켜 놓은 매물들은 주의를 기울인다. 미리 양해를 구하고 전등을 꺼보는 것도 확인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아침 햇빛과 바람은 적당히 밝고 따뜻하게 하루를 시작하려면 향이 좋아야 한다. 저녁 준비를 해야 하는 부엌과 부부 침실의 큰 창문이 어느 향인가에 따라 생활 환경의 차이는 크다.
셋째, 실내 구조 못지않게 바이어를 사로잡는 겉모습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우선 첫 눈에 반듯한 집들이 있다. 대지가 직사각형이거나 정사각형이면서 앞마당 보다는 뒷마당이 더 넓은 집들이 인기가 있다. 산기슭에 있는 동네라면 도로 아래쪽보다는 위쪽을 더 좋아한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전망이 좋은 뒷마당은 특별히 가격이 올라간다. 어떤 바이어들은 전망을 더 선호한다. 전망이 좋으면서 넓고 반듯한 뒷마당이 있다면 이웃보다 높은 가격이라도 쉽게 매매가 이루어진다.
넷째, 모나지 않은 주택이다. 내가 죽을 때까지 살 집이기 때문에 나만 좋아하면 그만이라는 바이어도 있지만 한 집에서 평생 사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이웃집들과 많이 다르지 않은 주택이 안전한 투자이다. 이는 가격대 및 건축 스타일을 포함한다. 너무 튀는 주택은 나중에 팔기도 어렵고 제값을 받지 못한다. 실내를 현대식으로 개조하여도 바깥 모양은 옛날 그대로 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와 우리 가족의 사생활이 제대로 지켜질 지 심각하게 고려한다. 옆집의 부엌 창문과 내집의 식탁 자리가 서로 마주 한다면 두 가족이 늘 함께 식사를 하는 셈이 된다. 모든 창문과 문들이 옆집, 앞집, 뒷집 등과 어떤 식으로 오픈이 되고 바라보게 되는지 꼭 확인한다. 대지가 작고 옆집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운 집이 인기없는 이유이다. 항상 문이나 커튼을 닫고 살아야 할 것이다. 적당히 가려줄 수 있는 빨리 자라는 나무를 심기도 한다. 사람들이 천차만별 다르듯이 바이어들이 집을 고를 때 중요하게 여기는 점들도 서로 다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넘어서는 한 가지 공통점은 가격이다. 시세보다 싼 가격이라면 어느 주택이든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단점쯤은 그냥 넘어간다. 실제로 가장 인기 있는 주택은 역시 좋은 가격의 매물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