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사의 해결 (결혼에서 이별까지) 7
– 별거시 자녀양육 장치의 마련
■ 이완상 변호사의 법률 컬럼 제 77회
뉴질랜드 법체계 하에서 부모가 별거에 들어갈 때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중 하나는 ‘어린 자녀에 대한 적절하고 충분한 양육장치 (Parenting Arrangements)를 마련했는가’이다.
양육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으면 이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죄없는 자녀들이 될 것이며, 가정법원의 별거명령도 이혼명령도 받을 수가 없게 된다.
양육장치는 크게, (i) 일상적 보호 (day-to-day care)와 자녀접견권 (contact) 문제가 핵심이 되는 양육계획 (Parenting Plan)과, (ii) 자녀의 양육비 지원 (Child Support) 문제로 나뉜다.
1. 양육계획의 수립 (Parenting Plan)
양육계획은 부모들 스스로가 합의 하에 마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합의하지 못하면 결국 가정법원에 가야하는 하는데, 이 경우 시간, 비용, 스트레스 면에서 더 힘들 수가 있다.
(1) 합의하는 경우
일단 자녀의 양육계획에 합의하게 되면 사실 공식적으로 더 할 것은 없다. 하지만 향후 발생될 수 있는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서면으로 차분히 정리하여 적은 후 양자가 서명해 두는 것이 좋다. 이를 통상 양육계획 (Parenting Plan)이라 부른다.
양육계획에 들어갈 핵심내용은, (i) 일상적 보호 (day-to-day care)를 누가 맡을 것인가, (ii) 일상적 보호를 맡지 않은 부모의 자녀접견권 (contact)을 어떻게 할 것인가, (iii) 기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이슈들, 예컨대 어느 학교에 보낼 것인가, 방과후 활동은 무엇을 시킬 것인가, 종교생활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아플 때 치료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름을 그대로 쓸 것인가 등이다.
일상적 보호 (day-to-day care)는 한쪽이 전담할 수도 있고, 아니면 부모가 반반씩 맡아서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각자 용이한 시간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자녀접견권 (contact)은 평상시 또는 주말에는 어떻게 할 것이며, 생일이나 명절 등 특별한 시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도 포함하는게 좋겠다.
양육계획 수립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도움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Parenting Through Separation’ 코스 (4시간)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중 하나다.
당사자 간에 서면으로 작성된 양육계획은 사적인 합의 (private agreement)이기 때문에, 향후 한쪽이 어기게 되어도 강제하기가 마땅치 않게 된다. 따라서 좀더 확실한 방법은 양육계획을 가정법원에 제출하여 ‘Consent Order’를 받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한쪽이 합의를 위반할 경우 법적으로 강제할 수가 있게 된다. 다만 Consent Order 신청에 대해서는 약간의 비용이 발생된다.
(2) 합의하지 못한 경우
자녀의 양육계획에 합의를 못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가정법원에 ‘Parenting Order’를 신청하여 문제해결을 도모할 수 밖에 없다.물론 중간단계로 문제해결을 도와주는 장치들도 있다: (i) 위에서 언급한 ‘Parenting Through Separation’ 코스, (ii) 중재자 (mediator)가 개입하여 합의를 도와주는 ‘Family Dispute Resolution’, 그리고 (iii) 당사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option들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필요한 양식의 작성도 도와주는 ‘Family Legal Advice Service’ 등이 있다.
위의 방법을 통해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선택지는 가정법원 밖에 없게 된다. 이 경우에도 대부분 가정법원은 ‘Parenting Order’ 신청 전에 당사자들이 먼저 ‘Parenting Through Separation’ 코스나 ‘Family Dispute Resolution’ 중재를 거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정법원에 명령을 신청하는 경우 먼저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좋겠지만,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초기단계, 예컨대 코스 이수나 중재 등은 스스로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거기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본인 가정에 비추어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가정폭력이 발생했거나, 자녀들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엔 가정법원에 긴급히 명령을 내려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즉, 가정법원은 정식명령을 내리는데 시간이 소요되고 긴급성이 인정되는 경우 상대 배우자에게 송달하는 절차를 생략하고 긴급명령을 내릴 수가 있는데, 이를 ‘Interim Order’라 한다.
다음 회에서는 별거시 자녀의 양육문제중 다른 한쪽인 양육비 (Child Support) 문제와, 배우자에 대한 생활 지원 (Maintenance) 문제를 살펴 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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