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의 보호 (Asset Protection) 2 ■ 이완상 변호사의 법률 컬럼 제 68회
이번 회에서도 계속하여 자산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에 대하여 알아 보기로 하겠다.
4. 별거합의서의 작성 (Separation Agreement)
위에서 설명드린 혼전계약서와는 반대로, 기존의 혼인관계를 자의적으로 끝내고자 할 때는 쌍방 간의 합의를 통해서 서면으로 별거합의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겠다. 별거합의서에는 기본적으로 아이가 있는 경우 양육권 문제 (day-to-day care 및 child support), 위자료 문제, 공동재산의 분배문제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별거합의서에 반드시 재산분할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이혼 성립후 1년 내에 별개로 신청할 수도 있다.
특히 별거합의서는 2년간의 별거기간을 거쳐 가정법원에 최종적인 이혼명령 (order for dissolution of marriage)을 신청할 때 가장 확실한 증거물이 됨과 동시에, 향후 재산분할과 관련하여 있을 수 있는 소모적이고 지리한 법적 다툼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5. Family Trust의 설립
‘Family Trust’라는 용어를 굳이 우리말로 바꾼다면 ‘가족재단’ 정도가 될 것이다. 즉, 설립자 (settlor)인 甲이 자기의 재산을 수탁자 (trustee)인 乙에게 맡기고, 수혜자 (beneficiary)인 丙의 이익를 위해 관리 사용하도록 만든 틀인 것이다.
통상적인 예는, 부부가 설립자가 되고, 본인들이 동시에 수탁자가 되어, 본인들과 자녀들을 수혜자로 지정하는 형태이며, 필요에 따라 변호사나 회계사 등을 professional trustee로 추가 지정할 수도 있다.
Family Trust를 설립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아래에 열거한 이점들에 대한 기대를 갖는다.
1) 채권자들로부터의 재산보호
Trust에 위탁 공여된 재산은 trustee나 beneficiary가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재산이 아니고, trust deed에 의거하여 형성된 신탁관계 하에서 trustee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자는 그 재산에 대하여 채권행사를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특히 비지니스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나 채권채무 관계에 빈번히 노출되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개인재산 보호를 위한 유용한 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많은 판결들을 통해 이런 의도성에 대하여 제한을 가하는 경향이 있음도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
2) 부부 공동재산에 대한 분할 청구로부터의 보호
만일 특정 재산을 자녀들에게 생전에 증여하거나, 사후에 유산으로 남겨준다면, 그 재산은 자녀가 혼인관계에 들어가더라도 별도의 재산 (SP)이 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PRA법 하에서 그 재산이 자녀와 그 배우자의 공동재산 (RP)으로 구분되어 재산분할 청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 혼인관계에 들어갈 때에도 그 이전에 생성된 재산에 대하여 새로운 파트너로부터 재산분할 청구를 받을 수 있는 소지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관계 시작 전에 그 재산을 미리 Family Trust에 공여해 놓는다면 추후 벌어질 수 있는 부부 공동재산 분할과 관련한 청구로부터 그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3) 방탕하고 무능한 자녀에게 증여 또는 상속하기에 걱정이 되는 경우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재산을 자녀들에게 생전에 증여하거나, 사후에 유산으로 남겨주고 싶어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만일 그 자녀가 너무 방탕하여 재산을 물려줘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판단될 때는 Family Trust 설립을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본인의 재산을 Family Trust에 위탁 공여해 놓는다면, 그 소유권이 trustee에게 있으므로 자녀가 그 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을 뿐더러, 정관을 통해 Family Trust에서 나오는 이익이나 혜택을 시의적절하게 자녀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해 놓는다면 그런 걱정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4) 수혜자의 소득에 대한 절세 효과
세금과 관련하여 Family Trust는 별도의 주체가 되므로, 그 소득에 대하여 납세의무가 있다. 따라서 trustee는 발생된 소득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에 대하여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첫째로, 수혜자들 (beneficiaries)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각각의 수혜자들은 본인의 개인적인 소득이 있을 것이고, Family Trust의 수혜자로서 받는 소득이 별도로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본인의 소득과 수혜자로서 받은 소득을 합한 금액에 해당하는 세율 (Tax Rate)을 적용하여 납세하게 될 것이다. 특히 다수의 수혜자들이 있는 경우 Family Trust의 소득이 수혜자에게 고루 분산됨으로써 높은 세율을 피할 수 있게 된다.
둘째로, Family Trust에서 발생한 소득을 수혜자들에게 분배하지 않고 trust에 그대로 보유한다면 그 소득액에 해당하는 세율 (최고 33%)을 적용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trustee는 어느 쪽이 더 절세효과가 있는지 비교할 필요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두가지 방법을 적절히 혼용하여 합적적인 틀 안에서 최대의 절세효과를 볼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겠다.
다음 회에서도 자산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에 대하여 알아 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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