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Trust 유의사항: 설립보다 관리

Family Trust 유의사항: 설립보다 관리

 

■ 이중렬 회계사의 부동산 세금 컬럼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고 한다. Family Trust에서도 설립보다 관리가 어렵다. Family Trust의 설립은 비교적 쉬운 편이다. Family Trust를 만들기로 결심했다면 변호사에게 부탁만하면 된다. 물론 돈도 내야한다 (쉬운 일이라고 돈이 적게 든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Family Trust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설립하고 나서 돌보지 않는다면 그 Family Trust는 잘 자랄 수 없다. 그런데, Family Trust를 보유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그것을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

무슨 목적에서인가 Family Trust를 만들었다면 그 목적을 잘 달성할 수 있도록 Family Trust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Family Trust의 설립과정에서 부족함이 발견되어 Family Trust의 존재 자체가 도전받거나 위협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설립 이후 부실하게 관리되어 왔다는 것을 이유로 Family Trust의 존재가 도전받는 사례는 많다. 이러한 도전에 대해 적절하게 응수하지 못한다면 애써 설립한 Family Trust가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Family Trust의 존재가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사례1 – 1부] 김밥집을 운영하는 우광호씨. 몇년전에 Family Trust를 설립하고 그 이름으로 렌트주택을 구입했다. Family Trust가 소유한 렌트주택에서 얻어지는 수입은 모두 하나뿐인 딸에게 수혜자수익 beneficiary income으로 배분하였다. 따라서 그 렌트소득에 대해 Family Trust가 납부한 소득세도 없었다. 당연하게도 우광호씨는 렌트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고, 그 렌트소득을 수혜자수익으로 배분받은 딸 이름으로만 소득세를 납부해왔다. 딸은 그저 대학에 다니고 있었기에 다른 소득이 없었고, 이렇게 배분받은 렌트소득에 대해 낮은 소득세율을 적용할 수 있었다.

수년간 이렇게 처리해오고 있었다. 어느날 김밥집의 GST신고와 관련하여 IRD가 자료점검을 한다고 연락이 왔다. 그 과정에서 우광호씨의 개인소득세 신고내역도 들여다 보기도 하고 Family Trust의 소득세 신고내용을 검토하더니, 그동안 Family Trust로 신고해온 렌트소득을 우광호씨의 개인소득으로 재분류해야한다고 IRD가 주장해왔다.

이러한 IRD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딸의 개인소득으로 신고해왔던 렌트수입을 우광호씨의 개인소득으로 재분류하게 된다. 그렇다면 딸의 개인소득에 적용되었던 낮은 소득세율이 아니라 김밥집에서 얻은 사업소득에 추가되는 소득으로 렌트소득을 처리해야하기 때문에 높은 소득세율을 적용한 소득세 부담이 더 발생하게 될 것이다. 납부할 소득세 금액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지난 몇년간 우광호씨가 납부했어야 하는 소득세를 기한 내에 납부하지 않은 것이 되어 그에 대한 이자와 과태료도 무시못할 금액으로 부과될 것이다.

그런데, IRD는 왜 그동안 Family Trust로 신고해온 렌트소득을 우광호씨의 개인소득으로 재분류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일까? 그건 Family Trust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IRD는 왜 우광호씨가 비싼돈을 들여 설립했던 Family Trust의 존재를 인정해주지 않겠다고 하는 것일까?

[사례1 – 2부] 우광호씨가 설립한 Family Trust의 수탁인 Trustee은 우광호씨 혼자였다. 이것은 그 Family Trust가 소유하고 있는 렌트주택의 소유주등기에 우광호 한명이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보니, Family Trust와 관련한 수입과 지출은 우광호씨 개인계좌를 통해 이루어졌다. 렌트주택에 대해 세입자가 지급하는 렌트비가 우광호씨 계좌로 입금되었다. 렌트집과 관련한 재산세나 보험료 모기지이자 등도 모두 그 우광호씨 개인계좌에서 지급되었다.

우광호씨는 개인적인 지출이나 수입을 관리하는 은행계좌를 따로 가지고 있었는데, 간혹 인터넷뱅킹에서 계좌선택을 잘못해서 개인계좌가 아닌 렌트주택 수입이 들어오는 은행계좌에서 개인적인 지출을 하기도 했다. 어떤 경우에는 계좌선택 오류가 아니라 아예 자금이 넉넉한 계좌에서 그때 그때 필요한 지출을 하기도 했다: 개인계좌에서 렌트주택의 재산세를 납부하기도 하고, 렌트수입계좌에서 김밥재료 구입비를 지출하기도 하는 그런식으로 사용해온 것이다.

렌트주택과 관련한 자금의 이동이나 은행계좌의 사용내역을 검토해보면, Family Trust의 재산이라기보다는 우광호씨 개인재산인 것 처럼 렌트주택을 보유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실질적으로 내 소유물인 것처럼 유지해오고 있으면서 렌트소득에 대한 소득세신고만 딸이름으로 한 것이라 판단될 수 있는 처지인 것이다.

그렇다면, Family Trust를 잘 관리한다는 것은 무엇을 한다는 것일까?

Family Trust를 유지하며 항상 Trust/믿음의 원칙을 되새겨야한다. 가까운 친구가 먼길을 떠나면서 나에게 그의 재산을 맡겼다. 이 재산을 잘 관리해 주게,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여. 비록 나 없는 동안에라도 자네가 이 재산을 맡아 잘 관리해주며 이곳에 남은 내 가족들을 위해 써주게라는 말과 함께. 이런 상황에서 위임받은 재산을 관리하는 마음으로 Family Trust를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원칙을 기억하며, 두가지 부분의 관리를 신경써야 한다.

1. 자금의 관리: Family Trust의 재산과 자금은 결코 설립자나 수탁인 개인재산이 아니다. 반드시 Family Trust의 이름으로 개설된 은행계좌를 유지하고, Family Trust와 관련된 모든 자금흐름은 그 계좌를 통해서만 처리해야한다. 또한, Family Trust은행계좌에서 수탁인의 개인적인 자금의 입금이나 출금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

2. 문서의 관리: Family Trust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에 대해서는 기록을 꼭 남겨야 한다. 내 돈으로 내가 쓸 때는 내 맘에 따라 쓰면 된다. 하지만 타인의 돈을 맡아서 관리할 때는 그 돈을 저렇게 쓸 때 나의 맘은 그랬었다네라고 하며 기억에 의존할 수는 없다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대부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Family Trust의 재산이나 자금에 움직임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문서로 기록을 남겨야 한다. 그 기록은 수탁인 결의록 Trustees’ Resolution이라는 문서일 수도 있고, 일지와 같은 형식으로 이어서 적어나가는 노트일 수도 있는데, 중요한건 무엇이든 다 적어서 기록으로 남겨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난중일기를 적는 심정으로…).

 

 

위의 글은 일반적인 세무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적인 세무사례는 아주 작은 요인에도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전문가의 적절한 조언을 받지 않으시고 위의 글에 따라 행한 결과에 대해 필자에게 책임을 물으시면 아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