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중렬 회계사의 부동산 세금 컬럼
부동산 투자를 위한 회계사 이용 매뉴얼 4 – 투자용 부동산 판매 단계
보유하고 있는 투자용 부동산을 얼마에 판매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해서 회계사가 단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부동산 판매계약의 경우, 합의된 판매금액을 토지와 건물, 집기 등으로 구분하여 표기하고 합의하게 되어있다. 이를 구입금액배분(PPA: Purchase Price Allocation)이라 부르는데, 같은 금액으로 부동산을 판매한다 하여도 각 항목별로 배분되는 금액이 달라지게 되면 소득세 납부액이 달라지게 될 수 있다. 따라서 매매계약을 진행하는 과정에 이러한 구입금액배분이 이루어져야 함을 인식하고, 배분된 금액의 적절성에 대해 회계사의 조언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구매자의 입장에서 구입금액배분의 내용은 투자용 부동산 구입 후에 감가상각비용 Depreciation Expense으로 얼마만큼의 소득세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를 주로 결정한다.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감가상각처리가 매우 제한적이고 이러한 감가상각처리는 상당한 기간(수십년이 될 수도 있다)에 나누어 처리되는 것이기에 구입시점에 당장 큰 금액의 세금효과를 발생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구입금액배분의 세금효과가 판매자에게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투자용 부동산을 판매하며 구입금액배분을 잘못 설정/기재하면, 수만불 또는 수십만불의 과세소득이 발생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 이에 따른 소득세 역시 수만불에서 수십만불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투자용 부동산을 판매하고자 할 때에는 매매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반드시 회계사에게 자문을 구하고 구입금액배분의 정확한 수치에 대해 의견을 받아두어야 한다.
투자용 부동산의 감가상각이 매우 제한되어 있는 주거용 부동산의 판매에는 구입금액배분의 영향력이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건물에 대한 감가상각이 여전히 허용되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 commercial property”을 판매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꼭 회계사에게 미리 조언을 구해야 한다.
하지만, 급박하게 매매계약서가 왔다갔다 하고 있고, 매매금액은 몇만불씩 아니 몇십만불씩 올라갔다 내려갔다하고, 금방 서명하지 않으면 지금 네고 중인 구매자가 구매를 포기할 것 같은 심적 부담이 있는데, 어느 세월에 “네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회계사에게 꼭 물어봐야할 것이 있어서요…”라고 말하며 시간을 끌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염려에 대해서 두가지 현실적 대안이 있다.
첫째, 본격적인 판매계약협의가 진행되기 전에 회계사에게 자문을 구하면 대부분의 경우 회계사는 다음과 같이 조언해 줄것이다:
“매매계약이 얼마로 결정되든 반드시 건물Building 금액에는 얼마얼마로 적으시고, 합의된 매매금액의 나머지를 모두 토지Land에 적으세요. 예를 들어 매매금액이 200만불로 합의되었다면 건물은 70만불, 나머지 130만불은 토지로 기재하시면 됩니다. 만약 매매금액이 220만불로 결정되었다면, 건물은 여전히 70만불, 토지는 이제 150만불로 적으세요. 판매금액이 얼마가 되든 건물은 70만, 토지는 나머지에요. 아시겠죠?”
이러한 조언을 미리 받아두었다면, 매매금액을 협의하며 매번 회계사에게 전화로 확인 받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둘째, 부동산 판매계약서에 이제 막 서명을 해야 하는데, 그제서야 뒤늦게 구입금액배분을 해야한다는 것을 떠올렸고, 그에 대해 아직 회계사에게 조언을 받아둔 내용도 없는데 하필 지금이 주말이라 회계사 사무실에 전화는 받지 않고, 휴대폰으로 전화해도 자꾸 자동응답기로 넘어가고…
이런 상황이라해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 부동산 판매계약서의 구입금액배분을 공란으로 비워두면 된다. 합의된 매매계약서의 구입금액배분 내용은 나중에 보완하면 된다.
구입금액배분 관련 규정은 판매자의 희망이 반영되는 금액으로 배분을 합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 판매계약을 체결하며 얼마의 금액을 배분금액으로 적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당황하지 말고 일단 그 부분은 비워두었다가 나중에 회계사의 자문을 받고 ‘추후보완’하면 된다.
위의 글은 일반적인 세무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적인 세무사례는 아주 작은 요인에도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전문가의 적절한 조언을 받지 않으시고 위의 글에 따라 행한 결과에 대해 필자에게 책임을 물으시면 아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