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사 5만여명, 일제 파업 돌입…사상 최대규모
5만명이 넘는 뉴질랜드의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이 29일 24시간 시한부 파업에 들어갔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이는 뉴질랜드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이다.
2017년 말 노동당 연립정권 출범 이후 교사들은 임금 인상과 근무 여건 개선, 교사에 대한 존경 등을 요구하며 3차례 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교사들이 일제히 단합해 파업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 때문에 뉴질랜드 언론들은 이번 파업을 ‘메가 파업’이라고 부르고 있다.
교사들은 정부가 제시한 3%의 임금 인상 제안을 거부하면서 최소 15%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임금 인상을 위한 재원이 부족하다며 15%의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오클랜드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20년 넘게 일해온 칼리 올리베이라(여)는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라면서도 “모든 교사들이 너무 지쳐 있다. 교사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교사직을 그만 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 가볍게 파업을 시작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교사들은 과도한 업무에 지쳐 더이상 교육에 매달릴 수 없다. 뉴질랜드는 심각한 교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뉴질랜드 교사와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70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교사들의 파업으로 영향을 받은 가운데 많은 학부모들이 직장에 휴가를 내거나 아이들을 동반한 채 출근해야만 했다.
도서관이나 수영장 등은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총동원했다. 뉴질랜드 국민들은 그러나 정부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교사들의 파업을 초래한 것을 비판하고 있다. 건전한 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적절한 교육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인데 정부가 원칙을 갖고 이를 위해 노력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집권 노동당 연정은 교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영국과 호주로부터 교사들을 충원하고 있지만 교장 선생이 수업을 담당하거나 은퇴 교사들에게 복귀를 호소해야 할 정도로 교사 부족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크리스 힙킨스 교육장관은 정부는 이미 최대한의 임금 인상을 제안했다며 파업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실망감만 맛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