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슈퍼화산, 다시 ‘꿈틀’…경계수준 격상
뉴질랜드 북섬 타우포 호수 아래서 지진 약 700회 감지
“경미한 불안 수준이지만 화산활동 갑자기 빨라질 수도”
약 1천800년 전 대폭발을 일으켰던 뉴질랜드의 슈퍼화산(super volcano) 타우포 화산이 꿈틀거리면서 화산 경계 수준이 상향 조정됐다.
20일 텔레비전뉴질랜드(TVNZ) 1뉴스와 뉴질랜드 헤럴드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지질핵과학연구소(GNS)는 뉴질랜드 최대 호수 타우포호 아래에서 약 700번의 작은 지진들이 감지됐다며 타우포 화산 경계 수준을 0에서 1로 상향 조정했다.
GNS는 호수 아래 있는 화산 내부의 마그마가 움직이면서 지반이 상승하고 지진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움직임이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산 경보 시스템은 6단계로 구성돼 있으며 1단계는 경미한 불안 수준이다. 타우포 화산의 경계가 0에서 1로 올라간 것은 화산 경보 시스템이 구축된 이래 처음이다. GNS는 경계 수준이 1단계지만 화산 활동이 단계적으로 올라가지 않고 한 번에 높은 수준으로 변할 수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북섬 한가운데에 있는 타우포 화산은 1천㎦ 이상의 분출물을 분화할 수 있는 슈퍼화산으로 꼽힌다. 과학자들은 지구에 타우포 화산을 비롯해 20개의 슈퍼화산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타우포 화산이 마지막으로 대폭발한 것은 약 1천800년 전인 212년께다. 지질조사기관 지오넷은 당시 분화가 지난 5천년래 지구에서 가장 큰 폭발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타우포 화산 폭발로 생겨난 칼데라 호수인 타우포 호수는 뉴질랜드 최대 호수로 면적은 서울보다 조금 넓다.
뉴질랜드는 태평양과 호주의 지각판 경계에 걸쳐 있어 지진과 화산 활동이 종종 일어난다. 지난해 과학자들은 뉴질랜드에서 앞으로 50년 이내에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75% 정도 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2019년에는 뉴질랜드 북부 화이트섬에서 화산이 분출해 관광객 등 2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