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오미크론 대응 엇갈린 외부평가 … ‘지도력’ vs ‘가혹’
뉴질랜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자 해외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제신다 아던 총리가 자신의 결혼식까지 연기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데 대해 ‘진정한 리더십’이라는 평가와 ‘가혹한 조치’라는 반응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 24일 뉴질랜드 헤럴드는 외국 매체 등을 인용해 아던 총리가 전날 오미크론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9건 나왔다며 ‘코로나19 신호등 체제의 적색 신호등을 선언하자 외부 세계에서는 찬사와 함께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는 지난 2년여 동안 전 세계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잘 통제해 방역 모범국이라는 평가를 받는 등 많은 찬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아던 총리가 뉴질랜드 전역의 신호등 체제를 황색에서 적색으로 전환하자 반응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던 총리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지지해온 사람들은 이번에도 박수를 보냈다. 특히 아던 총리가 적색 신호등 때문에 자신의 결혼식을 연기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지도자의 본보기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새로운 조치가 너무 지나치다는 시각을 보였다. 헤럴드는 코로나19로 보리스 존슨 총리의 지도력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는 영국에서 논란이 더 뜨겁다며 소개했다.
영국 방송인 대미언 바는 아던 총리가 오미크론의 확산을 막기 위해 자신의 결혼식도 연기했다며 “그런 게 지도력”이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도 아던 총리가 결혼식을 연기한 것은 지도자의 훌륭한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영국에는 왜 그런 지도가 없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나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은 트위터에서 “뉴질랜드의 백신 접종 대상자 90% 이상이 최소한 두 차례 접종을 마쳤고 오미크론이 위험성이 낮은 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던 총리가 가혹한 새로운 조치를 들고나오고, 자신의 결혼식을 취소하는 건 무슨 이유인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던 총리와 클라크 게이포드는 공식적으로 자신들의 결혼식 날짜를 밝힌 적은 없지만, 수주 안에 결혼식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마크 젱킨스 의원도 아던 총리의 조치를 비아냥하듯 영국에 살고 있다는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국 보수당 내각을 이끌었던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보좌관이었던 나일 가디너는 뉴질랜드의 새로운 규제가 ‘뉴질랜드 좌익의 미친 짓’과 다를 게 없다고 직격했다.
뉴질랜드 코로나19 신호등 체제에서 적색 신호등이 되면 학교와 공공시설, 영업장 등이 모두 문을 열지만,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규제가 강화되고 직장인들은 재택근무가 권장된다.
뉴질랜드의 누적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1만5천104건, 사망자 수는 52명이다. 뉴질랜드 보건부는 24일 코로나19 지역사회 신규 감염 사례가 오미크론 8건 등 25건 나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