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우한 폐렴’ 자국민 전세기 따로 마련… “크리스마스섬엔 안보내”
뉴질랜드 정부가 독자적으로 전세기를 마련해 중국 우한 지역에 있는 자국민 구출에 나섰다.
30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은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무장관이 “정부가 우한에서 300여명의 사람들을 실어 올 수 있는 항공기를 마련하기 위해 국영 항공사와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 정부가 호주 정부와 공동으로 구출작업에 나서기로 한 바로 다음날 따로 전세기를 마련해 구출 작전에 나선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피터스 외무장관의 발언은 호주 정부가 우한에서 구출된 사람들을 크리스마스섬에 격리할 것이라는 발언이 나온 직후 이뤄졌다. 그는 “뉴질랜드 정부는 국민 중 누구도 크리스마스섬에 격리되지는 않을 것이고 뉴질랜드 다른 곳에 격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외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영사관 관계자들은 우한에서 호주 영사관 관계자들과 구체적인 구출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지만 양측 정부는 더 이상 협력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 29일 호주 정부와 함께 자국민 구출 계획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400명 이상의 호주 국민들이 크리스마스섬으로 보내져 격리돼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했으며 콴타스 항공이 작전에 필요한 항공편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뉴질랜드 정부가 운영하는 여행정보 사이트 ‘세이프트레블(Safetravel)’에 등록된 우한에 있는 뉴질랜드인은 총 82명으로 57명이 영사관의 도움을 요청한 상황이다.
피터스 외무장관은 “항공편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후베이성 지역의 모든 뉴질랜드 국민이 세이프트레블에 자신의 상태를 등록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뉴질랜드 정부가 구출 작전에 드는 대부분의 비용을 지불하지만 항공기 탑승객들도 소정의 항공료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뉴질랜드에서 우한 폐렴에 감염된 사례는 없었으나 중국에서 오는 비행편의 탑승자들은 의료진의 검사를 받고 있으며, 누구든 몸이 불편한 사람은 자체 격리토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