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리 “전세계가 인종차별 ·백인우월주의 문제 논의해야”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총기난사 사건 2주년 기자회견
제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인종차별과 백인우월주의에 대해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아던 총리는 한 백인 우월주의자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이슬람 사원 2곳을 공격한 지 2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019년 3월15일 호주 국적의 브렌턴 태런트(29)가 반자동소총을 가지고 시내 이슬람사원 2곳에 들어가 신도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 5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친 바 있다.
그는 테러 실행 직전 인종차별적 선언문을 발표한 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총기난사 장면을 그대로 생중계해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아던 총리는 “테러범이 호주 출신이기 때문에 뉴질랜드는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우리의 무슬림 공동체 구성원들은 이런 공격을 받기 전에도 끔찍한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의 모든 지도자는 언제 어디서나 방송을 통해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인종차별 관련 테러를 방지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최악의 크라이스트처치시 대학살 사건 이전 보안기관들이 주로 이슬람 세력의 테러 위협에만 거의 전적으로 집중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후 사과했다.
2년 전과 비교해 현재 뉴질랜드가 이슬람교도들에게 훨씬 안전한 곳인지에 대한 질문에 아던 총리는 “그 질문에는 내가 아니라 오로지 이슬람 공동체만이 대답할 수 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지금 당장은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뿐이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세계 곳곳에서는 인종차별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유색인종들에 대한 공공연한 차별과 테러가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들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혐오 범죄가 7% 감소했지만, 아시아 지역 사회에 대한 범죄는 150% 증가했다.
스위스에서는 여성 이슬람교도가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눈 부분만 망사처리한 전신 통옷)와 니캅(눈 아래 얼굴 전체를 가리는 마스크) 착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영국에서도 대낮에 조깅을 하던 중국인을 상대로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발생, 유럽 내 유색인종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문제가 다시금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