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선 앞두고 중국계 현역의원 ‘中간첩’ 의혹
오는 23일 뉴질랜드 총선을 앞두고 중국계 양젠(楊健) 의원이 ‘중국 스파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가 나서 “터무니없는 날조”라며 양 의원을 두둔하고 나섰다.
뉴질랜드 집권당인 국민당 소속의 양 의원이 자신의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경력을 숨긴 의혹으로 뉴질랜드 정보당국으로부터 3년간 조사를 받아왔다는 의혹을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14일 소개했다.
뉴질랜드 인터넷매체 뉴스룸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공동 보도로 시작된 의혹은 양 의원이 중국에 있을 당시 해방군 공군공정학원과 뤄양(洛陽) 외국어학원에 재학했던 기록을 누락 신고했다는 내용이다.
양 의원의 인터넷상 프로필에도 두 학교의 재학사실은 언급돼 있지 않다.
이 두 학교는 중국 인민해방군에 소속돼 엘리트 정보요원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전해졌다.
결론적으로 양 의원이 중국에서 간첩 훈련을 받고 파이브 아이스(Five Eyes) 정보동맹의 일원인 뉴질랜드 정치권에 잠입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파이브 아이스는 미국이 정보를 공유하는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를 말한다.
양 의원은 현재 뉴질랜드 의회의 외교위원회에 소속돼 총리의 중국 방문을 수행하는 등 중국과의 협력 분야에서 일해왔다.
중국 장시(江西)성 출신의 양 의원은 호주 국립대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따고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교수로 일하면서 뉴질랜드 국적을 딴 뒤 2011년 국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된 사실만 기재돼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2012년 5월 뉴질랜드 의회에 진출한 양의원 소개 기사를 실으며 그가 1978년 시안(西安)의 한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학교에 5년 남은 뒤 뤄양 외국어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땄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듬해 인민일보 산하 잡지 ‘환구인물’은 그가 “1978년 해방군 공군공정학원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성적 우수자로 졸업후 학교에 남아 교직을 맡았으며 5년 뒤에 뤄양 외국어학원에 들어갔다”며 다른 이력을 소개했다.
인민일보는 그를 ‘중국에서 대학교육을 마치고 서방국가의 집권당에 진출한 첫 중국계 의원’이라고 칭했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양 의원은 펄쩍 뛰었다. 양 의원은 자신이 학력을 속인 적 없으며 현지 화교사회에도 자신의 뤄양외국어학원 재학 이력을 밝힌 적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자신이 중국계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적 공격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양 의원 관련 질문이 나오자 “그는 뉴질랜드 국적자로 그에 대한 문제는 뉴질랜드에 물어야 할 것”이라며 “다른 나라의 내부사정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별 언론매체의 팩트에 맞지 않는 보도나 그림자 잡기, 터무니없는 날조에 대해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