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한국전 참전용사회가 6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노령의 참전용사들이 거동이 불편해 모이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는 노병부터 꽃다운 나이에 남편을 잃은 미망인까지, 경건하게 꽃다발을 전달합니다.
함께 사선을 넘었던 전우를 떠올리는 듯 노병의 주름진 눈가에는 눈물이 맺힙니다.
1957년 시작돼 올해까지 61년을 이어온 뉴질랜드 한국전 참전 용사를 위한 기념행사입니다.
[스탠리 페넬 / 86세·한국전 참전용사 : 우리는 한국전에서 참전용사들이 경험했던 참담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세대들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1950년 한반도에서 발발한 민족상잔의 비극, 한국전쟁.
당시 인구 200만이었던 뉴질랜드에서는 3년 동안 5천3백여 명을 참전했습니다.
전쟁의 기억을 가진 참전용사는 이제 5백 명 남짓, 대부분 80~90대 고령으로 거동조차 불편합니다.
참전용사를 위한 전국 규모 행사를 올해 마지막으로 열게 된 이유입니다.
[새미 리 / 뉴질랜드 동포 : 공식적으로 마지막 행사라서 참석하려고 왔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분들이 개인적인 이기심 아무것도 없이 그렇게 참석해서 우리나라가 이날 이때까지 있을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은 우리 모두 한국 사람들이 함께 생각해보고 항상 감사하고….]
노병들의 아쉬움이 큰 만큼, 뉴질랜드 한국전 참전용사회는 지역별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자리를 만들어 가기로 했습니다.
[차창순 / 오클랜드 총영사 : 보훈처의 지원과 함께 저희 분관에서도 동포분들과 함께 참전 용사 위로 감사 행사를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고, 관심을 갖고, 계속 지원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뉴질랜드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전국 조직은 해체돼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대한민국을 위해 젊음을 바쳤던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만큼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