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37세 여성 총리 “집값 잡겠다”… 외국인 투자 금지
9년 만의 정권교체… 뉴질랜드, 외국인 주택 구매 막는다
뉴질랜드의 재신더 아던 신임 총리가 강력한 보호주의를 선언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각) 뉴질랜드 노동당을 이끄는 아던 총리가 공식 취임했다.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진보 성향의 노동당은 지난달 총선에서 2위에 올랐으나 뉴질랜드제일당, 녹색당과 손잡고 9년 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올해 37세의 아던 총리는 제니 시플리, 헬렌 클라크에 이어 뉴질랜드의 역대 세 번째 여성 총리이자 가장 젊은 총리이기도 하다. 아던 총리는 이날 취임하자마자 외국인의 주택 구매를 금지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뉴질랜드는 청정 자연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테러의 위협도 적어 외국인의 주택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미국, 중국, 영국 등의 투자자본까지 가세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집값이 폭등했다.
그러자 집을 사지 못한 자국민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주택 문제 해결이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고, 새롭게 정권을 잡은 아던 총리가 외국인의 주택 구매를 금지하는 초강수를 꺼내는 것이다.
외국인 몰려들자 집값 폭등… 자국민 불만 ‘폭발’
뉴질랜드 국민의 주택 소유율은 1991년 50% 정도에서 25%로 크게 떨어졌고, 오클랜드나 웰링턴을 비롯해 집값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대도시에서는 집을 구하지 못해 컨테이너나 자동차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아던 총리와 연립정부를 구성한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부총리는 “뉴질랜드는 더 이상 지금처럼 외국인에게 주택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뉴질랜드 정부는 처음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주택 10만 호를 공급하기로 했다.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아던 총리는 대규모 자유무역협정인 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불참도 검토하고 있다. 야심 차게 TPP를 주도하던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에 이어 뉴질랜드도 빠지면서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아던 총리는 취임 선서를 마치고 “모든 국민이 우리에게 표를 주지 않았지만, 이 정부는 모든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될 것”이라며 “그것이 민주주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