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급변동이 드러낸 진실…실제 가치 1도 없다”
■ 월드 경제
“범죄자들도 비트코인으로 가격 안 매겨”
지난주 아찔한 급락세를 탔던 비트코인이 랠리를 재개했으나 변동성이 극에 달했던 최근 장세는 가상화폐의 실제 가치가 사실상 ‘제로(0)’라는 진실을 드러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평가했다.
제임스 맥킨토시 WSJ 수석 칼럼니스트는 이날 “가상화폐의 가치는 앞으로 디지털 세상의 ‘금’ 지위에 오를 것인지 아니면 범죄 수단으로 전락할지에 달려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맥킨토시는 “만약 비트코인이 글로벌 디지털 기축통화로서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지 여부만 놓고 본다면, 비트코인의 실제 가치는 ‘0달러'”라며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비트코인은 이미 설계 당시부터 구조적인 결함을 갖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비트코인은 “측은할 정도로” 적은 규모의 거래량만 감당할 수 있고 너무 과도한 양의 전기를 사용해 실물 화폐를 대체하기엔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설사 결함을 극복한다 하더라도 비트코인은 ‘나쁜 돈’이 ‘좋은 돈’을 몰아낸다는 그레셤의 법칙에 따라 이미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들어섰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정부의 화폐만을 소비하는 반면, ‘가치를 보유한’ 비트코인은 비축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도 비트코인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비트코인은 절대 화폐로서 지위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킨토시는 구체적으로, 비트코인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지지자들의 논거 두 가지를 비판했다.
첫째,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화폐에 대한 보험 기능을 수차례 입증해왔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가치를 인정하는 ‘금’과 달리 비트코인은 이같은 ‘네트워크 효과’를 아직 자체적으로 확립하지 못한 상태라고 맥킨토시는 지적했다.
둘째, 비트코인은 불법거래 시장에서도 화폐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프론트라인의 댄 데이비스 애널리스트는 “심지어 범죄자들조차 거래시에는 비트코인으로 가격을 결정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먼저 달러를 사용한 뒤 이를 즉시 비트코인으로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을 통한 마약 거래량이 많아지면 비트코인 사용량이 늘어나 비트코인 가치는 높아질 수 있으나 이 역시 제한적 가정에 불과하다. 유엔 마약 범죄사무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가상화폐에 기반한 온라인 마약 거래 규모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고 여전히 실제 소매 거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데이비스는 최근 비트코인 열풍이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파동’ 보다 심하다고 비판한 제임스 다이먼 JP모건 회장의 발언을 상기하면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을 움직이는 것은 (범죄자들이 아닌) 투기적 포트폴리오의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맥킨토시는 그렇다하더라도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은 여전히 작동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비트코인이 금을 성공적으로 대체하는 것과 상관없이 가치를 제로라고 가정하면 최근의 높은 변동성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2주간 40% 가까이 폭락했다가 전날은 지난 15일 저점에서 33% 반등했다. 그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금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의 70%를 추종하고 있는데, 이는 사회가 선택한 비상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이 일명 황금지폐라 불리는 금 ETF를 대체할 가능성이 70% 정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실물 금을 대체할 가능성은 6%에 불과하다고 그는 추산했다.
한편 헤지펀드의 대부 레이 달리오도 비트코인이 Δ거래에 사용되거나 Δ부를 비축하는 수단으로써 화폐의 특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 상황이 “거품”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투기성이 심하다”며 “투자자들이 ‘나도 비트코인을 더 높은 가격에 매도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트코인으로는 거래가 원활하지 않고 쉽게 지출할 수도 없다”며 “금과는 달리 변동성도 크므로 효과적인 부의 축적 수단이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