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 상승, ’30년 래 최고’
12월 분기 물가 1년 새 5.9% 껑충, 국내 ● 외 요인 모두 작용
지난 목요일 발표된 통계청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2월 분기 소비자 물가 지수(CPI)가 1년 전 동분기 대비 5.9%나 치솟았다. 물가 상승폭은 지난 해에 가파르게 지속되어, 불과 3개월 사이 (9월 분기 대비 12월 분기 물가 비교)에 물가가 1.4%나 뛰었다. 1990년 이래 최대 상승폭이다.
당초 중앙 은행(the Reserve Bank, RBNZ)은 지난 해 연 물가 상승 목표를 1-3% 선으로 잡았다가 인플레 현상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예상치 연 5.7% 분기 인상치를 1.2%로 대폭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뒤늦게 인플레 현상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부랴부랴 기준 금리 인상 및 예상치 조정을 했지만, 실제 물가 상승폭은 이마저도 뛰어 넘었다.
▶ 물가 상승 품목과 원인
물가 상승은 조사 대상 11개 품목군 중 10개 군에서 나타났다. 사실상 거의 전품목에서 가격 상승이 일어난 셈이다. 가장 큰 물가 상승을 보인 품목군은 주거 및 관련 항목이다. 새 주택을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은 1년 새 16%, 렌트는 3.8%, 지방세는 무려 7.1%나 급등했다. 교통비 상승도 만만치 않았다. 휘발유 가격이 1년 새 무려 30%나 치솟으면서 교통 부분 물가가 15% 오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여기에 중고차 가격도 12% 뛰었다. 식품 가격 역시 전체 인플레를 이끈 견인차 중 하나였다(4.1% 상승). 채소류는 1년 새 14%, 우유●치즈●계란은 7%나 가격이 상승했다.
▶ 경제 전문가들 및 야당의 반응
ANZ 경제전문가 Finn Robinson과 Miles Workman은 “국내 요건에 의해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높게 치솟을 수 있는 지 보여주는 놀라운 결과”라면서 “물류 운송 차질과 높은 인건비, 코비드 19 제재로 인한 여러가지 제약 및 높은 국내 수요가 다각도로 작용하여 물가 상승을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ASB 경제전문가 Mark Smith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이 아님을 누차 예견해 왔다. 물류 운송 차질과 높은 수요, 생산/설비 능력 한계가 물가 상승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요인이다. 2022년 초까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6%까지 올랐다가 2023년 후반부에 들어 약 3%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력 부족으로 인한 임금 상승은 결국 2022년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ASB는 인플레 압박으로 인해 중앙 은행이 기준 금리를 2022년 하반기까지 약 2% 선으로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노동조합평의회(the Council of Trade Unions)의 경제전문가 Craig Renney는 다른 견해를 보였다. 그는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뉴질랜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뉴질랜드 노동자의 무려 42%가 지난 해 임금 인상을 받지 못했다. 또한 총 근로임금자의 대다수인 80%가 인플레이션보다 낮은 임금 인상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민당 당수 Christopher Luxon은 ‘정부의 지출 낭비가 30년 래 최고 인플레를 야기했다’며 현 정부의 무분별한 재정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