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거물들, 코로나 사태 피해 뉴질랜드 종말대피소로 피신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3만명을 넘어가고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확산되자 미국 실리콘 밸리 출신의 몇몇 억만장자들이 ‘최후의 날(doomsday)’을 대비해 뉴질랜드에 설치한 재난대비 벙커로 피신했다.
23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실리콘 밸리의 부유층은 최근 몇 년동안 핵폭발, 바이러스 발생 등의 재난 시나리오에 대한 준비로 외딴 섬이나 산속의 벙커에 투자해 왔다.
대피소에는 침실뿐만 아니라 수영장과 탁구장, 영화관, 암벽등반시설 등 다양한 오락시설과 총기류를 보관하는 장소 등 고급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실리콘밸리 지역 기업가인 미하이 디눌레스쿠 부부는 뉴질랜드가 국경을 폐쇄하기 불과 나흘 전인 3월 초 오클랜드행 비행기를 잡았지만 항공편 취소로 민간 항공기를 통해 이동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텍사스에 있는 벙커 전문기업 라이징 S 벙커(Rising S Bunkers)의 직원은 3월 초 자신의 뉴질랜드 지하 벙커로 들어가는 문에 접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실리콘밸리에 근무하는 한 임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고객이 벙커를 사용해 본 적이 없어 물과 공기 필터, 그리고 전력과 온수기와 관련된 질문을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벙커 구매에 관심이 있는 주목할만한 실리콘 밸리 인물에는 전직 Y 콤비네이터 샘 알트만 회장과 레딧 CEO 스티즈 휴프만이 있다. 실리콘 밸리의 억만 장자이자 페이팔 공동 창립자 피터 틸(Peter Thiel)도 참여하고있다. 그는 2011년 뉴질랜드 시민이 됐고 현지 2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상류층뿐만 아니라 월가의 거물들도 뉴질랜드에서 돈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2018년에 뉴질랜드 정부는 대부분의 외국인 방문객들이 주택이나 토지를 구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샨 웡 전 레딧 최고경영자(CEO)가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전문가들은 대피소가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는 매우 심각한 단점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며 순자산의 일부분을 재난에 대비해 소비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논리적으로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뉴질랜드는 코로나19에 비교적 잘 대처하고 있는데 현재 누적 사망자는 14명에 불과하고 사망률이 미국보다 50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