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간호사들, 인종차별 일상적으로 겪어”
아시아 등 외국 출신 이민자 간호사들이 일상적으로 인종차별과 문화적 검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뉴질랜드 헤럴드에 따르면 매시 대학 연구진은 이날 내놓은 조사 보고서에서 환자들이 이민자 간호사들의 간호를 받는 것을 거부한 경우가 10여건 될 뿐 아니라 의료진간의 문화적 장벽이 환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거릿 브런턴 교수이 이끄는 연구진은 50여건의 대면 인터뷰와 지역 의료위원회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했다.
브런턴 교수는 조사를 하면서 드러난 문화적 장벽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며 이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헤럴드는 신원을 밝히지 않은 두 명의 이민자 간호사로부터 그들이 경험한 인종차별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며 뉴질랜드에서 10년째 간호사로 일하는 오클랜드의 한 중견 간호사는 12살짜리 환자로부터 “f**ken Asian b***”라는 소리를 들어본 적도 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중견 간호사는 일부 사람들은 그런 말이 얼마나 상처를 주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은 어떤 환자가 자신에게 ‘백인 간호사’를 원한다고 말한 것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내가 그냥 나갔어야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그냥 욕설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내 일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동료들로부터 “이제는 말을 할 때가 됐다”는 얘기를 들은 간호사도 있다.
파머스턴노스에서 일하는 한 인도 출신 간호사는 자신이 경험한 문화적 긴장은 비단 환자에게서만 오는 게 아니고 동료들로부터도 온다고 밝혔다.
그는 “한번은 함께 일하는 간호사가 병동에 ”한 남자 환자가 인도 출신이 자신을 돌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키위 간호사들만“이라는 안내판을 붙여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헬스케어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고 뉴질랜드에서 8년 동안 일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인종 차별이 계속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며 “얼마나 좋은 자격을 갖고 있는지 내가 영어 시험을 통과했는지 따위는 문제도 되지 않는다. 장벽이 있다”고 말했다.
브런턴 교수는 그런 일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일은 아니라며 인적 자원이 부족하고 스트레스가 높은 간호사들의 세계에서 문화적 차이가 부정적인 감정으로 비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민자 간호사들이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검증을 받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보고하고 있다며 “한 이민자 간호사는 자신의 직장이 꼭 시댁 식구들과 저녁을 먹는 자리 같아 모든 게 다 평가받고 있는 기분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 대상 간호사들의 93%가 직장에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