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방문 80대 한인에 몸이 많이 아프다는 이유로 출국조치
뉴질랜드이민국(INZ)이 가족 방문을 위해 뉴질랜드에 입국한 80대 한인 여성을 몸이 많이 아프다는 이유로 출국 조치를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미국 영주권자인 80대 한인 여성인 장 모 씨는 하와이발 비행기를 타고 지난 29일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했으나 뉴질랜드 입국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항 당국에 의해 하룻밤 동안 억류됐다.
입국 거부에 따른 조치였다.
스테파니 그레이트헤드 INZ 입국심사 매니저는 장씨가 비자면제 대상이었지만 뉴질랜드 입국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레이트헤드 매니저는 “그가 뉴질랜드를 떠나는 출국 비행기 표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INZ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보면 그는 임시 입국을 위해 받아들여질 수 있는 건강 상태가 아니다”고 말했다.
입국이 거부된 장씨는 당국에 억류됐다가 딸에게 넘겨져 오는 6일 출국 비행기를 타고 떠날 때까지 한시적으로 딸의 집에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장씨가 뉴질랜드를 방문한 것은 지난 2010년 10월, 2013년 5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한 번 오면 최고 3개월까지 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레이트헤드 매니저는 “장씨가 지난 번 뉴질랜드에 왔을 때 뉴질랜드 지역 의료당국에 빚을 졌을 뿐 아니라 항공사는 장씨가 뉴질랜드로 올 때 의료적 도움을 제공하지 않으면 안 됐을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록을 보면 현재 건강상태가 의료진의 지속적인 보살핌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다”며 “뉴질랜드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닌 모든 사람들은 뉴질랜드의 공공의료 시스템에 부당한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도록 뉴질랜드에 입국할 때 수용 가능한 수준의 건상상태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씨의 딸 임 모 씨는 어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건 인정하지만 입국이 거부될 만큼 나쁘지는 않다며 뉴질랜드 당국의 처사가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머니는 고혈압, 심장질환, 요통, 골다공증 등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에서 의료진에 의해 여행을 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어머니가 모르는 사람들과 15시간 동안 같은 방에 억류돼 있었다며 어머니가 공항에서 당한 일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번 방문 때 어머니가 지역 의료당국에 진 빚도 모두 갚았다면서 이번 여행을 위해 의료보험도 들어놓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레이트헤드 매니저는 의료보험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뉴질랜드에 입국하는 모든 방문자는 좋은 건강과 좋은 성품 등 입국에 필요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지난해는 60대 중국인 여성이 뉴질랜드 영주권자인 아들을 보러 입국하려다 B형과 C형 간염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입국이 거부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