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후유증 ‘몸살’ 뉴질랜드 퀸스타운, 외국인에 관광세 부과
주민투표 거쳐 2년 뒤 실시…일본은 출국세 부과, 인도·베네치아도 검토
뉴질랜드의 유명 관광지인 퀸스타운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1박당 7.5 뉴질랜드 달러(약 5천760원)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뉴질랜드 남섬에 있는 퀸스타운은 거주자 1명당 34명에 해당하는 외국 관광객이 몰리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오클랜드가 거주자 1명당 외국 관광객 1명, 크라이스트처치가 거주자 1명당 외국 관광객 3명인 것과 비교하면 그 혼잡도를 가늠할 수 있다.
퀸스타운의 관광세 부과 계획은 베네치아의 사례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시가지가 실핏줄 같은 운하로 연결된 베네치아는 독특한 경관과 유구한 역사, 미술 축제인 비엔날레로 인기를 끌었다. 문제는 인구는 5만 명에 불과한 이곳의 연간 관광객은 2천500만 명에 육박하면서 주민들의 생활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이에 따라 베네치아는 오는 5월 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방문 시점에 따라서 3유로(약 3천800원)에서 5유로를 부과하기로 했다.
퀸스타운의 관광세 도입도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다.
퀸스타운은 아름다운 자연과 스키와 번지점프, 래프팅 등 레포츠의 명소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다.
지난해 이곳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330만명에 달한다.
문제는 이들로 인해 퀸스타운은 뉴질랜드에서 집값과 각종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 중 하나가 됐다는 것이다. 도로는 혼잡해졌고 편의시설도 외국인들에 의해 점령됐으며, 아름다운 자연도 훼손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퀸스타운의 짐 볼트 시장은 2021년부터 1박당 7.5 뉴질랜드 달러의 관광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긴급 주민투표에 회부하기로 했다.
볼트 시장은 “이 방안이 시행되면 한해에 4천만 뉴질랜드 달러(약 307억2천만원)의 수입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뉴질랜드 정부는 2019년 말까지는 모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25~35 뉴질랜드 달러의 관광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퀸스타운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런 방안에 대해 “뉴질랜드까지 오는 항공편도 비싼 상황에서 관광세를 부담하는 것은 편의주의일 뿐”이라고 고개를 저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퀸스타운 이외에도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인한 환경 오염, 주민 생활 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관광세를 도입했거나 검토하는 곳은 더 있다.
인도네시아의 유명 휴양지인 ‘발리섬’ 주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환경과 문화보존을 위한 세금 10달러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1월 7일부터 모든 자국민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항공기와 선박으로 출국할 때 1인당 1천엔(약 1만원)의 출국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인도 정부도 최근 유명 관광지인 ‘타지마할’의 입장료를 인상했다.
뉴질랜드 남섬 퀸스타운 시내 ©연합뉴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