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인근 도로 막은 뉴질랜드 ‘백신 반대’ 차량 시위대
아던 총리 “시위대와 대화 계획 없어…대다수 백신의무화 찬성”
8일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시민들이 차량으로 국회의사당 인근 교차로를 막은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마스크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트럭과 캠핑카를 동원한 시위대가 백신 의무화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곳곳에서 발생한 ‘트럭 시위’를 모방한 이들은 뉴질랜드 국회의사당 ‘비하이브’ 인근에 수백 대의 차량을 세워둔 채 “우리의 자유를 돌려 달라” “강제에 동의한 적 없다”는 등의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수백 대가 넘는 차량이 도심을 에워싸고 경적을 울리고 있으며, 1000여명의 도보 시위대들은 시내 종심가를 돌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웰링턴 거주자 스튜 메인은 인터뷰에서 “난 백신을 맞았지만 백신 의무화를 반대한다”며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예방접종을 강요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시위 자체는 평화롭게 진행됐다. 웰링턴 경찰도 체포나 주요 사건은 없었다고 보고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시위대와 대화에 나설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뉴질랜드 국민 대다수가 정부의 백신 의무화 정책을 지지한다는 이유에서다.
아던 총리는 라디오 뉴질랜드에 출연해 “뉴질랜드 사람들 중 96%는 밖으로 나가 예방접종을 받았다. 그 덕에 우리가 이전보다 적은 방역 규제 하에서 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뉴질랜드는 보건·법집행·교육·국방과 같은 특정 분야의 종사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다.
음식점과 스포츠 경기, 종교 행사에 입장하려면 예방접종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 백신 패스 제도 또한 시행 중이다. 다만 대중교통과 슈퍼마켓, 보건시설에 갈 때, 학교 등교 시에는 백신 패스를 요구하지 않는다.
웰링턴 시위대 중에서는 캐나다 국기를 들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성을 밝히길 거부한 빌리라는 이름의 남성은 캐나다 국기를 들고 “나는 캐나다에서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는 형제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