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도문에 이어 뉴질랜드 국가도 수정하나?
웰링턴 국회 기도문이 국회의장 말라드에 의해 변경된 이후로, 뉴질랜드 국가 또한 현실에 맞게 수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질랜드 국가 ‘God defend NZ’는 1876년 토마스 브래큰(Thomas Bracken)이 작사를 맡고 존 조세프 우즈(John Joseph Woods)가 작곡했다.
가사를 지은 브래큰은 1841년 12월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카톨릭 신부님에게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10살에 고아가 되어 친척들이 있는 호주로 건너가 금광 등에서 일하다가 나중에는 시인이 되었다.
이후 더니든으로 이주한 그는 저명한 기자 및 편집장을 거쳐 국회의원까지 지냈다.
뉴질랜드 국가는 1876년 브래큰이 지은 시 ‘God Defend New Zealand(하나님이 보호하사)’에 존 조세프 우즈의 곡을 얹어 탄생하게 되었다. 이후 수십 년간 50여 가지의 뉴질랜드 국가가 비공식적으로 발표되었으나 브래큰의 버전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질랜드 소프라노 테카나와(Dame Kiri Te Kanawa)는 세계 어디에서도 첫 네 마디만 듣고 뉴질랜드 국가 ‘God Defend New Zealand’를 떠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첫 네 마디는 ‘ God of Nations at Thy feet(우리말로 해석하자면 열방의 하나님 발아래에)’이다.
뉴질랜드 국가의 마오리어 가사를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O Lord, God of all people
Listen to us, cherish us
May good flourish,
May your blessings flow.
Defend Aotearoa.
만민의 하나님이신 주님,
우리 기도를 들어주시고 우리를 소중히 여겨주시옵소서
번영을 누리게 하시고
축복을 내리사
아오테아로아를 보호해 주소서.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브래큰의 가사에 문제가 지적되었다. 도입부 가사 ‘God of Nations at Thy feet’에는 하나님이 발을 가졌다는 익숙지 않은 표현이 사용되었고,
1876년 당시 전쟁을 일으킨 국가들은 뉴질랜드가 어디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쟁과 전쟁의 굴레(the shafts of strife and war)”로부터 보호해달라는 가사도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이상한 부분은 “Guard Pacific’s triple star(태평양의 세 개 별을 보호하소서)”에 나오는 세 개 별이다. 14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 13가지의 주장이 있지만 모두 입증되지 않은 추측에 불과하다.
100년이 넘는 긴 기간 동안 뉴질랜드 국가라고 주장하는 50여 가지의 노래가 있었다. 하지만 모두 공식적인 국가로 인정되지 않았다.
1977년 영국 여왕은 ‘God Defend New Zealand’를 뉴질랜드 국가로 승인하고 모든 국가 행사에서 영국 국가인 ‘God Save the Queen’ 대신 이 노래를 부르도록 선포했다.
현재 뉴질랜드는 여전히 영연방 국가로서 뉴질랜드 국가와 영국 국가 두 가지를 공식 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하나는 뉴질랜드를 언급하지 않고 여왕만 찬양하는 노래이며 다른 하나는 뉴질랜드 국가 원수인 여왕을 언급하지 않고 뉴질랜드만 찬양하는 노래이다.
뉴질랜드에서는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재 국가 가사를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번역: 원처치
원본 기사: NZ Herald
https://www.nzherald.co.nz/nz/news/article.cfm?c_id=1&objectid=12158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