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던 여성에 키스했다 징역 7년형… 뉴질랜드 ‘삼진아웃제’
뉴질랜드에서 길을 걷던 여성의 뺨에 입을 맞춘 남성에게 징역 7년형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형량이 지나치게 높다며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뉴질랜드헤럴드 등 현지 언론은 15일(현지시간) 일면식도 없는 여성의 뺨에 키스를 한 혐의로 데니얼 클린턴 피츠제럴드(47)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츠제럴드는 웰링턴에서 길을 걷던 여성 일행에 달려들어 키스를 시도했다. 피해자의 볼에 입을 맞춘 피츠제럴드는 이를 말리는 일행을 인근 상점 유리창에 밀치는 등 폭행하기도 했다.
피츠제럴드가 성추행 혐의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형량을 받은 이유는 뉴질랜드의 ‘삼진아웃’ 제도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폭행이나 성범죄, 마약 등 중대한 범죄를 세 번 저지른 자에 대해 법정 최고형을 선고하는 삼진아웃제를 시행하고 있다. 피츠제럴드는 심각한 폭행 혐의로 이미 두 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다.
피츠제럴드 변호인인 케빈 프레스턴은 법정에서 “피츠제럴드는 오랫동안 정신질환을 알아 자기 행동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형이 내려진 게 이례적이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양형이 적절했다며 석방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항소심을 맡은 데이비드 콜린스 판사는 “범행 수위가 통상적으로 징역형이 내려지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과 피고인의 오랜 정신병력으로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피고인이 유죄판결로 받은 모든 직간접적인 불이익은 그의 범행 내용에 적절히 비례한다”며 원심을 유지할 것을 명령했다.
뉴질랜드에서 삼진아웃제는 비례의 원칙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꾸준히 논란이 되어왔다. 2018년에는 집권당인 노동당이 삼진아웃제 개정에 나섰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