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안했다’는 이유로…회의장서 퇴출당한 뉴질랜드 의원
뉴질랜드 국회에서 넥타이를 매지 않은 마오리당 의원이 본회의장 밖으로 쫓겨났다. 마오리당은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을 위한 정당이다.
9일(현지 시각)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마오리당 공동 대표 라위리 와이티티 의원은 이날 노타이 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출석했다가 국회의장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고 회의장을 떠났다.
트레버 맬러드 국회의장은 와이티티 의원에게 질의응답 시간 초반에 넥타이를 매지 않으면 발언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와이티티 의원은 자신은 마오리 전통문화 복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맬러드 의장도 와이티티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두 사람 간의 논쟁은 질의응답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졌다. 와이티티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질문을 하려고 하자 맬러드 의장은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는 이유로 착석을 요구했다. 이에 넥타이를 매고 있던 마오리당 공동 대표 데비 나웨라-파커 의원이 와이티티 의원을 변호했지만 맬러드 의장은 넥타이 착용과 관련한 복장 규정은 분명하다고 선을 그었다.
와이티티 의원도 굴하지 않고 불만을 표시하며 말을 듣지 않았다. 맬러드 의장은 자신의 발언 중단 요구에도 와이티티 의원이 계속 발언을 이어나가자 급기야 회의장 퇴장 명령을 내리고 국회에서 남자 의원은 반드시 넥타이를 착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퇴장 명령을 받은 와이티티 의원은 자신의 질문 요지를 동료 의원에게 넘겨주고 회의장을 떠나며
“이것은 단순히 넥타이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문화적 정체성에 관한 것”이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맬러드 의장은 “이번 사건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자신은 국회 규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녹색당의 한 의원이 넥타이 착용을 의무화한 본회의장 복장 규정을 바꾸자고 제안했으나 동료의원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