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코로나 승리 선언’ 39세 여성총리 리더십 있었다
확진자 발생 전에 中 입국 차단, 사망자 19명으로 피해규모 줄여
공감·소통으로 국민 지지 이끌어
27일(현지 시각) 뉴질랜드가 코로나 종식을 선언하면서 저신다 아던(39·사진) 뉴질랜드 총리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명으로 나오자 아던 총리는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2월 28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약 두 달 만이다. 28일까지 뉴질랜드의 누적 확진자는 1472명이고 사망자는 19명이다.
뉴질랜드가 코로나를 극복한 이유 중 하나로 외신들은 아던 총리의 리더십을 꼽는다. 뉴욕타임스·CNN 등은 그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적극 수렴해 강력하고 발 빠르게 국가를 봉쇄했다” “상황에 대한 정확한 설명으로 국민에게서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아던 총리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소통하는 ‘공감 리더십’으로 주목받았다. 뉴질랜드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기도 전인 2월 2일 그는 중국 본토에서 오는 외국인 여행객의 입국을 전면 차단했다. 중국 우한의 코로나 사망자가 100명이 채 안 됐을 때였지만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당시 아던 총리는 “보건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고 말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155명이었던 지난 3월 24일에는 전 국민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는 최고 단계의 국가 봉쇄를 지시했다. 호주 언론 더 컨버세이션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미리 녹화된 영상으로 자가 격리를 ‘명령’했지만, 아던 총리는 50분간 기자회견에서 30분 이상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데 쓰면서 사람들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아던 총리는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일주일에 네 차례 이상 기자회견을 열었다. 저녁에도 페이스북 온라인 생방송을 수시로 하면서 국민이 올린 코로나 정책에 대한 질문에 하나하나 답했다. 지난달 티셔츠 차림으로 온라인 방송에 등장한 그는 “편한 차림인 것 이해해달라. 애들 재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라고 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미국 언론 애틀랜틱은 그에 대해 “친근하면서도 단호하고 일관된 리더십으로 국민을 위기에서 구해냈다”며 “코로나 시대의 진정한 리더”라고 했다.
아던 총리는 2018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3개월 된 딸과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2001년 해밀턴 와이카토 대학교를 졸업한 후 뉴질랜드의 두 번째 여성 총리인 헬렌 클라크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2008년 청년층을 대표하는 노동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4선을 지냈다. 2017년 37세에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젊은 총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