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원 대규모 파업 “임금인상·처우개선 요구”
뉴질랜드 오클랜드 학교 교사들이 12일(현지 시각) 정부에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8월에도 같은 이유로 파업시위에 참가했었다. 이후 세 달에 걸쳐 정부와 협의해왔지만 지난 8일 협상이 결렬되면서 재파업에 나섰다.
12일 뉴질랜드 헤럴드 등 현지 언론은 이날 오클랜드를 시작으로 뉴질랜드 전역에서 초등교사 노조 NZEI(NZ Educational Institute) 소속 등 교사 3만 명이 파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1943개 초·중등학교에 다니는 학생 46만4000명도 등교를 못할 처지다.
뉴질랜드 정부는 당초 2020년 11월까지 3년간 교사 기본급을 매년 3%씩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NZEI가 이를 거부하자 정부는 임금인상률 최고선을 12.6% 높이고, 장기 근속에 따른 급여 인상률을 높이는 등 추가적 요소가 들어간 개정안을 제시했지만 지난 8일 협상은 결렬됐다. NZEI는 예정됐던 파업을 감행하기로 결정했다.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교육부 장관은 “큰 폭의 인상을 약속한 정부 제안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그대로 나서기로 한 NZEI의 결정에 실망했다”면서 “교사들에게 더 큰 인상안을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파업에 참가한 뉴질랜드 교사들은 적은 임금뿐 아니라 열악한 교육 여건도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냈다. 교사 한 명이 맡아야하는 행정 업무와 학생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책임져야 할 업무량이 너무 과중하다는 것이다. 파업에 참여한 리키 테테이나 뉴튼센트럴 초등학교 교장은 “교사들이 너무 오랜 시간동안 막대한 업무량을 견뎌왔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교사 파업은 정부와 공공부문 노동자간의 갈등을 반영한다.
2017년 집권한 저신다 아던 총리의 노동당 정부는 재정 흑자 전환과 부채 상환을 기조로 엄격한 ‘예산 책임 규정’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교원, 보건 분야 종사자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치솟는 물가에 비해 임금 인상이 더디다며 불만을 품었고 이는 지난 7월 간호사 파업, 8월 교사 파업 등 연이은 파업시위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