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구애’ 중국에 뿔난 호주…”이간질 획책 성공 못해”
스콧 총리, 뉴질랜드 독자행보에 중국 성토
중국이 최근 전방위 갈등을 빚는 호주에 대한 압박을 한층 강화하면서 뉴질랜드와 밀착하자 호주가 ‘이간질’을 획책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31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양국 관계를 분열시키려는 중국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31일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모리슨 총리와 아던 총리는 뉴질랜드 퀸즈타운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과의 무역분쟁·인권·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등에 호주와 뉴질랜드는 아무런 이견 없이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최근 중국과의 관계에서 상이한 노선을 취하면서 서로 소원해지고 있다는 진단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호주와 중국의 관계는 2018년 호주가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참여를 금지한 데 이어 지난해 코로나19 기원 국제 조사를 요구하고, 중국도 호주산 포도주와 목재, 바닷가재, 석탄 등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와 함께 영미권 주요 5개국 기밀정보 공유동맹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일원인 이웃나라 뉴질랜드가 지난달 30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 결과에 우려를 표하는 14개국 공동성명에 불참했다.
뉴질랜드가 호주와는 다른 독자적인 대(對) 중국 관계를 이어가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호주 내에서는 뉴질랜드의 친중국 노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5일에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호주 측이 미국의 뜻을 따르도록 뉴질랜드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뉴질랜드의 외교노선이 훨씬 이성적이라고 칭찬하는 기고문을 게재해 갈등을 부추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연례 정상회담을 계기로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에 중국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긴장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글로벌타임스의 기고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존재하지도 않는 차이를 만들어 호주와 뉴질랜드의 안보를 약화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멀리 있으면서 양국을 이간질하려는 자들의 획책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호주와 뉴질랜드는 그동안 함께 싸우면서 지켜온 가치 위에 확고하게 서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신다 총리도 뉴질랜드가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오늘 회담을 통해 무역과 인권 등에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에 이견이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양국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정확하게 동일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