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국민당, 마오리족을 사상 첫 당대표로 선출
지난해 9월 총선에서 패배했던 보수 성향의 국민당이 27일 사상 최초로 원주민 마오지족 출신인 사이먼 브리지스를 당대표로 선출했다.
국민당은 이날 5명의 당대표 후보들 중 변호사 출신인 41살의 브리지스를 새 당대표로 뽑았다. 10년 전 처음 의원직에 당선됐던 브리지스는 지난 정부에서 에너지장관과 노동장관, 교통장관 등 여러 각료직을 역임했었다.
국민당은 이와 함께 같은 마오리족 출신이 폴라 베넷 당 부대표 역시 부대표 직위를 유지시켰다. 부대표직에는 다른 한 명이 후보로 나서 베넷과 맞섰었다.
마오리족은 뉴질랜드의 500만 인구 가운데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지금까지 3명의 여성 총리가 탄생했었지만 마오리족 출신 총리는 아직 단 한 명도 없었다. 브리지스는 오는 2020년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최초의 마오리족 출신 총리가 된다.
브리지스는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돼 매우 흥분된다. 마오리족들이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광범위한 뉴질랜드 국민들과 함께 소통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브리지스는 빌 잉글리시(56) 전 총리가 맡았던 당대표직을 물려받는다. 잉글리시는 이달 초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국민당은 지난해 9월 총선 패배 전까지 9년 간 뉴질랜드의 집권당이었다. 지난해 총선에서도 국민당은 최다 득표를 했지만 재신더 아던(37) 총리의 진보 성향 노동당이 2개 군소 정당과 힘을 합쳐 연정을 구성하면서 야당으로 밀려났다.
브리지스가 새로운 국민당 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잉글리시 전 대표가 애던 총리에 비해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서 뒤쳐진다는 비난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여론조사 결과 아던 총리와 노동당의 지지도는 총리 취임 이후 크게 상승해 국민당은 추격자의 입장에서 다음 총선을 치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