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 독립단체 등장… 북섬위주의 정치·행정에 불만
두 개의 큰 섬(남섬·북섬)으로 이뤄진 뉴질랜드에서 남(南)섬의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오타고데일리타임스 등 뉴질랜드 언론들은 최근 “남섬은 더 이상 북섬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남섬만의 정부를 세우겠다는 단체가 설립됐다”고 보도했다. 이 모임의 구성원은 대부분 남섬 토박이로 알려져 있지만, 규모나 신원 등은 베일에 싸여 있다. 대변인 격인 스탠리 가일은 언론에 “남섬은 북섬과 한 덩어리로 묶이는 것에 신물이 난다”며 “독립 캠페인의 시작은 남섬의 이름을 ‘남뉴질랜드(NZ South)’로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분리 독립해야 남섬 경제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남섬은 북섬의 1.3배 크기지만, 국내총생산으로 따진 경제 규모는 남섬이 북섬의 3분의 1밖에 안 된다. 과거에는 달랐다. 19세기까지만 해도 남섬은 풍부한 양 떼와 농작물 등을 기반으로 낙농업과 농업을 발전시켰다. 반면 산지가 많은 북섬은 발전이 더뎠다. 그러나 뉴질랜드 정부가 19세기 말부터 북섬 산악지대를 목초지로 전환하면서 남섬의 낙농업자들이 북섬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북섬은 지리적으로 남섬보다 유럽과의 교역에 용이했고, 냉장 기술의 발전은 치즈·버터 등 북섬의 유제품 수출업을 발전시켰다. 이로 인해 뉴질랜드의 경제적 주도권이 북섬으로 넘어갔다. 수도 웰링턴과 가장 큰 도시 오클랜드도 북섬에 있다.
남섬 독립주의자들은 북섬 중심의 정치와 행정에 불만을 드러낸다. 이들은 남섬이 도시화·산업화로 여러 문제를 겪고 있는 북섬과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출처: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