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내년 집값 20% 하락 전망… 50년래 가장 큰 폭
웨스트팩·ASB 분석…1970년대 이후 가장 큰 하락폭
하락 요인은 신용 요건 강화·고금리·신규 주택 공급
“소득·저축 증가는 급락 완화…경착륙 아닌 연착륙”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집값이 가장 많이 급등했던 국가 중 하나인 뉴질랜드의 집값이 내년에 20% 정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뉴질랜드 집값은 내년 최대 20% 빠질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1970년대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웨스트팩과 ASB 등 대형 은행 2곳은 뉴질랜드 집값이 1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관측했다.
뉴질랜드는 2011년 이후 10여 년간 집값이 꾸준히 상승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초저금리와 경기부양 등으로 유동성이 대폭 늘어나면서 더욱 급등했고, 지난해에만 약 30% 가까이 치솟았다.
이에 뉴질랜드 정부는 금리 인상과 함께 상환 능력을 연계한 대출 규제 강화로 과열된 주택 시장 안정 정책을 시행했고, 지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하락과 둔화의 한 가운데에 놓여 있다.
부동산연구소(REI)에 따르면 지난달 팔린 주택 수는 전월 대비 30% 감소했다. 웨스트팩 조사에선 4월 집값이 1.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은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5% 빠진 것이다.
주택 가격 하락과 공급 증가는 수요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거품이 낀 집값 하락에 대한 두려움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상승은 생활비 증가와 함께 대출금 상환 능력을 낮춘다.
ASB 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은 하락 원인으로 ▲더욱 엄격한 신용 조건 ▲주택담보대출 이자율 상승 ▲신규 주택 공급 증가 등 3가지를 꼽았다.
특히 “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인한 충격은 아직 오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12개월 동안 모든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약 60%가 재설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가계의 경우 두 배 가까이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것이 광범위한 대출 상환 문제나 강제 매각으로 이어지진 않을 수 있다면서도 “금리 충격은 가처분소득을 추가로 감소시켜 재량 소비 지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클 고든 웨스트팩 수석 연구원 대행은 “20% 하락은 매우 큰 것처럼 들리겠지만 2021년 초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21년 7월 기준 전년 대비 중위 가격이 31%나 상승했다”며 “이것은 짧은 초저금리 기간 동안 집값이 맹렬히 올랐던 것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득 증가와 가계 저축 증가는 급락을 완화할 것”이라며 “우리가 예측하는 둔화는 경착륙보다는 연착륙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