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봉쇄령 완화에 사람들이 달려간 곳은…패스트푸드점
28일(현지시간) 새벽 4시 뉴질랜드 오클랜드섬 멩게레 지역의 한 맥도날드 앞. ‘봉쇄령 완화’ 조치의 혜택을 누리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일터에 나가기 전에 “그저 마음껏 먹고 싶었다”는 타이 페레즈와 친구들은 줄에 선 후 햄버거와 음료수 등 100달러(약 7만9000원)어치를 샀다. 직장인 빅 사크도 “커피가 마시고 싶어 줄을 섰는데 물리적 거리 두기가 잘 안되는 것 같아 걱정되긴 하는데, 모든 게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뉴질랜드헤럴드는 정부가 27일 자정을 기해 봉쇄 조치를 4단계에서 3단계로 완화하면서 28일 새벽부터 전국의 패스트푸드점이 북새통을 이뤘다고 이날 보도했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전날 코로나19 대응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방식으로 생활하고 일을 해냈다”며 “오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명, 사망자는 1명을 기록했다. 더 이상 불분명한 광범위한 확산은 없을 것이라는 강력한 증거다. 우리는 이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던 총리는 “바이러스가 다시 우리 통제를 벗어나 새로운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마지막 남은, 몇 안되는 확진 사례까지 없애야 한다”고 했다.
뉴질랜드는 지난달 25일부터 전국 봉쇄령을 내렸다. 정부는 식료품점, 약국, 병원 등 일부 필수 업종을 제외한 모든 사업체는 운영을 중단했다. 대학을 포함한 초·중·고교에도 휴교령이 내려졌다. 3단계 봉쇄령에 따라 손님과 대인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정부의 건강 안전 수칙을 지킬 수 있는 업소들은 영업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 드라이브스루와 배달 등의 방식으로 영업을 재개했다.
기업체들도 문을 열어 약 100만명의 노동자가 다시 일터로 돌아간다. 가정에서 교육이 어려운 상황이나, 부모가 직장으로 나가야 하는 10세 미만의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집과 학교도 29일부터 문을 연다. 해변에서 수영을 할 수 있고, 결혼식·장례식 등에도 10명까지 모일 수 있다. 다만 아던 총리는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28일 현재 뉴질랜드의 코로나19 누적 감염자 수는 1472명으로 이 가운데 19명이 사망하고 1214명은 회복했다. 3단계 봉쇄령은 다음달 11일까지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