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제1야당 총선 후보로 뽑힌 17세 소년…최연소 의원 나오나

▲ 윌리엄 우드. /스터프

스터프 등 뉴질랜드 언론은 지난 24일 열린 국민당 파머스턴노스 지역구 후보 경선에서 윌리엄 우드(17)가 3선의 현역 국회의원 등 다른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내년 총선 후보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불과 며칠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우드는 아직 투표권도 없다. 내년 1월 투표권과 피선거권이 주어지는 18세가 된 후 후보 지명 서류에 정식으로 서명할 예정이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5선에 도전하는 집권 노동당의 이언 리스-갤러웨이(41) 이민 장관과 경쟁하게 된다. 

경선 과정에서 우드는 뚜렷한 소신과 유려한 말솜씨, 자신감, 지식 등 정치인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고등학교 토론팀의 리더였고,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열심히 해 올해 청소년 모의국회 의원을 지냈다. 또 뉴질랜드 청소년 외교관 대표로 2년 연속 호주에서 열린 이뱃 외교대회에 참가하는가 하면 유엔 청소년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력도 있다.

뉴질랜드 역대 최연소 국회의원은 1853년 당시 20세의 나이로 당선된 제임스 스튜어트-워슬리(지역구 크라이스트처치 컨트리)다. 뉴질랜드에서 25세 이전에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은 스튜어트-워슬리를 포함해 지금까지 16명이다. 현역 의원으로는 2017년 23세에 국회에 입성한 녹색당 클로에 스워브릭이 있다.

우드는 국민당 후보 경선 승리 후 연설에서 “우리는 오늘 새로운 역사를 썼다”며 “매우 흥분되지만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대의원들에게 약속했다. 또 그는 “자신을 뽑아준 것은 능력주의에 대한 국민당의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나이, 인종, 성별은 일에 대한 능력만큼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드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국민당 관계자들이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선장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우드에게 승리 축하 와인을 건넸다. 우드는 와인을 받아들고 ‘18세가 될 때까지는 술을 한방울도 입에 대지 않겠다’고 말해 현장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고 스터프는 전했다. 뉴질랜드 법이 정한 음주 허용 연령은 18세다.

사이먼 브리지스 국민당 대표는 한 방송에서 우드의 나이가 너무 어린 게 아니냐는 지적에 “경력이 부족한 게 오히려 그에게 열정과 에너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당이 다양한 연령대를 포용한다는 건 아주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