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최고의 럭비 구단 ‘크루세이더스’ 이름 바꿔야 하나?
체육부 장관 그랜트 로벗슨(Grant Robertson)은 크라이스트처치 테러 후 수퍼 럭비 대회 우승팀인 크루세이더스(Crusaders)의 구단명 변경이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로벗슨 장관은 지난 금요일 호주 테러범이 이슬람 사원에서 50명의 무슬림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십자군이라는 뜻의 크루세이더스가 구단명으로 적합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팀 관계자들의 의견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뉴질랜드에서는 크루세이더스라는 구단 이름이 무슬림들에게 공격적인 이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크루세이더스는 크라이스트처치에 기반을 둔 럭비 구단이다.
십자군 전쟁은 11세기 초부터 서유럽의 그리스도교도들이 지중해 지역의 이슬람교도(무슬림)들과 벌인 원정이다. 그리고 이 전쟁에 참여한 군사를 십자군(크루세이더스)이라 부른다.
크루세이더스 럭비 구단의 로고 ©Photosport
크루세이더스 구단 측은 “원래 크루세이더스는 십자군의 강인한 정신을 반영하기 위해 지어진 이름이지만 현재 제기되고 있는 우려의 목소리를 이해하고 구단명 변경과 관련해 포괄적인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로벗슨 체육부 장관은 이 같은 구단의 처사를 높이 평가하면서, ‘크라이스트처치의 무슬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분명 이는 캔터베리에서 큰 이슈로, 이미 크루세이더스라는 이름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팀이지만 구단명 변경과 관련해 대화에 나서는 것은 책임 있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크루세이더스 출범 당시 구단장을 지낸 도널드 스튜어트(Donald Stewart)는 스터프를 통해 1996년 수퍼 12 시리즈가 시작되었을 때 만들어진 크루세이더스라는 이름에 대해 자신도 의구심을 가졌었다고 고백했다.
스튜어트는 당시 모든 통제권을 쥐고 있던 뉴질랜드 럭비 연합이 구단명을 크루세이더스로 지어줬다고 밝히면서, “이름이 일부 시청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이름으로 세계 대회에 나가도 좋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크루세이더스는 세계 최고의 명성을 지닌 프로 럭비 구단으로, 지난 2회 시즌을 비롯해 총 9회의 수퍼 럭비 대회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다.
유럽 무대까지 장악한 올블랙스의 리치 맥코(Richie McCaw)와 댄 카터(Dan Carter) 등 세계적인 럭비 선수들이 크루세이더스 출신이다.
크루세이더스의 경기 전 펼쳐지는 십자군 퍼포먼스 ©Photosport
번역: 원처치
원본 기사: Newsh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