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해외투자자 기존주택 구입 금지…자국민 보호
해외 투자자들의 계속되는 주택 구입으로 가격이 치솟는 등 자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자 뉴질랜드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택 구입을 금지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재신더 아던 뉴질랜드 신임 총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한 무분별한 투자로 주택 시장이 가격 상승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뉴질랜드는 중국과 호주, 여타 아시아 국가 국민들의 최종목적지로 알려져 있다. 북핵 위기와 이슬람국가(IS)에 의한 테러 위험, 사회 불안 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이미지 때문이다.
더욱이 뉴질랜드는 부유한 미국인들에게 ‘핫스팟’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적인 격변과 갈등으로부터 먼 곳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결제 서비스 페이팔의 공동 투자자이자 페이스북의 이사인 피터 틸은 뉴질랜드에 자산을 구입한 바 있다.
투자전문가인 조지 소로스가 창립한 신경제사고연구소의 로버트 존슨 소장은 “전 세계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뉴질랜드와 같은 곳에 농장을 구매한다”며 “그들 스스로 도망갈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구입한 뉴질랜드 토지의 면적은 4658.63㎢에 달한다. 이는 뉴질랜드 농경지의 3.2%에 해당한다. 구매자들의 대부분은 중국인이었고 다음이 호주인이었다. 영국인, 미국인, 홍콩인 또한 뉴질랜드 내 주택·토지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뉴질랜드인들은 자신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느낀다. 현재 뉴질랜드 성인의 4분의1만이 자가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1991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수치다. 가디언은 치솟는 주택가격 때문에 뉴질랜드인들이 주택소유권을 빼앗겼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오클랜드 내 수 백 가구는 자동차, 창고, 컨테이너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질랜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10번째로 주택가격이 빠르게 올랐다. 주택가격은 지난 6월 말 현재 10.4% 올랐으며, 금융 중심지인 웰링턴의 경우 같은 기간 18% 치솟았다.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제일당 당수이자 부총리는 “변화가 있을 것이다. 뉴질랜드가 더이상 지금처럼 주택을 판매하지 않을 것이란 분명한 신호를 보낼 것이다”라고 말했다.